사라지지 않는 직장 안의 소시오패스



우연히 직장 소시오패스 검색하다가 소름끼치도록 똑같은 패턴의 저희 직장 상사 같은 내용의 글을 직장생활연구소에서 보고 댓글을 작성합니다. 간략히 썰을 풀자면 마흔 중반을 달리는 여자인데 미혼이고 제가 경력이직을 하며 팀원으로 들어가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팀원은 5명 정도 되구요. 현재 소시오패스와 3년 가까이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 3개월 간은 정말 정말 좋은 팀장인 줄 알았습니다. 제가 사실 사회 경험과 사람 보는 눈이 있고 통찰력이 꽤 있다고 생각하는데, 와… 정말… 깜쪽같이 속았습니다. 이걸 볼 때 이미 소시오 패스는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보통 사람의 범주를 넘어서고 있었기에 애초 알기가 힘든 것을 겪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앞에서는 고충 잘 들어주고 좋은 말 해주고 의견도 잘 경청해 주고, 여러모로 직장인들이 바라는 그런 팀장인 듯 보였습니다.  헌데 이상하게도 저보다 오래 있던 여자 대리 및 이하 직원들은 호응은 해줘도 떨떠름 하고 대응을 잘 안 하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에는 아니 이렇게 좋은 팀장인데 경우 없이 저런 반응들은 뭐지? 하고 의구심이 들었는데, 3개월 지나서 점점 소시오패스의 본성을 드러내니 팀원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1. 엉망진창 근태


한 달에 3-5번 정도는 지각이 일쑤였습니다. 이유는 ‘결막염에 걸려서 병원을 들렸다 가야겠다. 또는 자동차 사고가 나서 수습을 하고 가야한다. 업체 관계자랑 미팅이 갑자기 생겨서 미팅을 하고 들어가야 겠다.’ 등이었습니다. 30분 내로 지각할 때는 타 부서 인원들이 말도 못 걸 정도로 입구에서부터 인상을 팍팍쓰고 들어오고 만만한 주임 남자를 타겟으로 오자마자 서류 가져오라고 하고는 다짜고짜 ㅈㄹㅈㄹ 사무실 떠나가게 '일을 이딴식으로 하냐'며 공포분위기로 본인의 지각 분위기를 감추어 버립니다. 자기가 지각해 놓고도 얼마나 뻔뻔하고 당당한지 어이가 없을 지경이죠. 한번은 이런일이 너무 반복되니 남자 주임이 참을 수 없어 아주 약간의 항변을 했다가 사단 날뻔 했습니다.




2. 거짓말의 일상화


입 밖에 나오는 말의 90% 이상이 거짓말로 일관할 만큼 일상 자체가 거짓입니다. 만만한 사원급 직원들에게는 ‘이직전에 **대기업 인사팀에서 근무했다. ㅇㅇ대기업 캐셔 총괄을 했다’는 등 본인 능력과 스펙에 말도 안되는 곳에서 근무를 했다며 신격화 해 자랑하기 바쁩니다. 또 미국에서 6년을 유학 했다는데 영어 한마디를 못합니다.  미팅을 핑계로 개인 업무를 보러 가거나,  상사가 그날 안 나온다 미리 계산되면 업체 미팅을 핑계로 출근 하자마자 9시-17시까지 하루종일 나타나지 않았던 적도 많았어요. 이런게 일상입니다. 












3. 이미지 만들기, 껍데기 화술의 달인


업무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는데 팀장이 되었어요. 정말 놀랍게도 실무를 하나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팀장이고 경력입니다. 원래는 전혀 다른 부서 현장직으로 있다가 거기 팀장을 업무적으로 불합리하기 일을 시킨다며 찔러서 매도 시키고 본사 사무직으로 발령을 받았어요. 현장에 있다가 사무직으로 온거죠. 거기서는 본인이 설치고 받아주는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다시 지금의 저희 쪽으로 오고 싶어서 거리도 상당한데 주말 휴무 때마다 먹을거 들고 찾아와서 끼리끼리 모인다고 우유부단한 저희 점장 꼬드겼죠. 그러다 결국 저희쪽으로 다시 발령받아 오게 되었고 그 점장과 따까리 해주면서 입지를 굳혔습니다. 업무적으로 타 부서와 늘 사이가 안 좋을수 밖에 없는데 타부서 온갖 잡일이란 잡일은 다 가져와서 일은 팀원들에게 던지고 본인은 거기 팀장과 사이가 좋아져서 지금의 어마어마한 입지를 굳혔습니다.


때문에 지각해도, 심지어 회사 안 나와도 그 누구도 뭐라하지 않고 알고도 본사에 찌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끼리끼리 그들만의 세계, 상부상조하는 세계를 만들어 버린거죠. 바꿔 말하면 애초 건강한 조직의 사내 분위기였다면 마음대로 설치지 못했을 거지만, 소시오 팀장이 와서 보니 이거 마음대로 주무르기 만만한 뜨내기 같은 만만한 동급들이 모여 있었으니 얼마나 천국 같은 곳 이었겠어요.   술먹고 뻗어서 3일을 회사에 안 나와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그 와중에 3일만에 나와도 다들 뭐라고 한마디 하기는 커녕 몸 괜찮냐고 걱정을 해주는거 보고는...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에 포기하게 되더군요. 일 잘하는 팀원들 욕은 그렇게 타 부서에 하고 다니면서 본인이 없으면 팀이 안 돌아간다 등 본인을 신격화 하기에 바쁘죠. 


일은 하나도 모르는데 화술은 정말 신급이라 일을 몰라도 전문용어 3-4개 던져주면 업체 미팅에서 능수능란하게 화술을 펼칩니다. 그동안 보고 들은 걸로도 말은 어느 정도 할 수 있고 실무가 아니니 확인할 길이 없죠. 회의에서는 반드시 저나 팀원들 중 꼭 한 명을 보험 및 방패막이로 데리고 들어갑니다. 어느 정도 화술을 펼치다가 그래도 전문적으로 깊이 치고 들어오면 본인 업무 모르는게 만천하에 뽀록이 나니까 커버를 쳐줄 방패막이를 꼭 데리고 들어가야 하거든요. 진짜 어마어마 합니다.   


남들은 회사에서 업무만 생각하는데 소시오 패스는 삶 자체가 24시간 타인을 어떻게 맛나게 요리해서 먹을까? 어떻게 하면 매일같이 쳐 놀면서 일 다하는 것처럼 보일까 같은 생각에만 매달립니다. 




4. 이중성. 내로남불


이중성은 이루 말 할 것도 없습니다. 기준 이란건 상사이던 사원이던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시오 패스는 남에게는 한없이 냉정하고 본인에게는 엄청나게 관대합니다. 본인은 한 달 3-5회 지각을 하고 1년에 수 회 무단결근을 합니다. 하지만 팀원이 1년에 딱 1-2번 지각하는 건 절대 있어서도 안되고 가령 있다하면 본사 인사팀에게까지 보고를 하고 타 부서에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이슈화 시켜버립니다. 













5. 비효율의 끝판왕


쉽게 말하면 1시간 짜리 업무를 5시간 짜리로 만들어 버립니다. 말은 효율성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업무를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효율성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소시오 패스는 일단 알던 모르던 모든 일들에 관여를 하고 보고를 받고 싶어하고 대우를 받고 싶어합니다. 말만 팀장이지 경력이나 실무는 팀장이 타 부서에서 뻘짓하고 있기도 한참 전부터 이 일을 하던 팀원들인데 비교도 안되게 업무를 잘 알죠. 어쨌든 팀장이기에 결재나 검토를 받으러 가면 일단 처음에 무작정 보지도 않고 펜부터 집어 듭니다. 


이건 너가 국문과 뺨칠만큼 잘했어도 나는 너의 서류를 무조건 3회 이상은 수정하게 만들겠다는 거거든요. 바꿔도 의미없고 영향도 없는 문장들을 굳이 본인 스타일대로 긋고 엑스치고 돼지 꼬리 땡땡 해서 아주 그냥 낙서판을 만들어 버립니다. 그러고는 아주 만족스럽게 본인이 국어국문과 교수가 된 듯 의기양양하고 괴로워하는 직원을 보며 즐거워합니다.  


수정한 내용이요? 별거 없어요. ‘검토 부탁 드립니다.’ 라고 적힌걸 ‘검토 바랍니다.’ 라고 쓰라고 한다거나 그걸 다시 며칠 뒤에는 다시 ‘검토 부탁 드립니다.’ 라고 해야 하는게 아니냐며 말 그대로 그때그때 본인 기분, 본인도 모르는 문법에 근거하다 보니 매일 같이 바뀝니다. 이건 문법의 신이 와도 맞춰줄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면 1시간 내 결재가 나서 공공기관의 승인이 나고 다른 업무를 보면 되는 것을 이 한가지 업무를 가지고 하루종일 하게 만듭니다.  


또한 어디 메일을 쓸 때 무조건 칭찬 정도 가능한 간단한 별거 아닌 결과 있는 내용의 메일은 팀장 본인이 씁니다. 그리고 최소 기본 내지는 욕먹는 내용의 메일은 본인 검토를 거치라고 하고서는 본인의 생각을 입힌 것을 팀원 이름의 메일로 보내죠. 그럼 욕은 팀원이 먹게 되는거죠. 뭐라고 난리가 나면? 그 때 소시오 팀장이 마치 구원투수 마냥 자기가 해결해보겠다면서 나서게 되는 스토리? 늘 모든 업무들이 이런식입니다. 팀원은 그저 도구로 밖에 안보거든요.












소시오패스는 '일상 생활이 가능한 정신병자'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저도 소시오패스는 처음 겪어 보고 현재 3년째 인데 그간 연구를 많이 해서 종종 시비를 걸어와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절대 어떤 마음의 동요없이 마음을 읽히지 않으려 합니다. 패턴을 완전히 파악해서 저에 대해서는 크게 흥미를 가지지 못하게 하는 최선이고요. 절대로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이런 약한 말은 안 하시는게 좋습니다. 보통은 그렇게 하면 수그러 드는게 조금은 있지만 소시오 패스는 그럴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며 즐거워하고 아쉬울 때는 마음을 헤아려주는 척 위로하면서 정보며 노동이며 다 빼먹습니다.


끝으로 저처럼 다수의 팀원들이 있다면 타겟이 매번 돌아가면서 바뀌기 때문에 조금 참으면 되지만, 만약 1:1이면 퇴사 하시는게 좋습니다. 정상인의 관점과 사고방식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뇌 자체가 정상인과 다릅니다. 정상인은 출근하면 업무를 어떻게 처리할지 24시간 고민을 합니다. 하지만 소시오 패스는 출근하면 어떻게 하면 최대한 일을 안 하면서 성공하고 인정 받을까를 24시간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항상 혼자서는 안되고 늘 옆에 도구로 삼을 수 있는 동료가 있어야 합니다. 희생양이 늘 필요합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소시오 패스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신병자입니다.  이렇게 장문의 글을 쓰게 된 건 3년 가까이 저보다 직장 내 소시오 패스를 경험해 본 분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 치를 떨면서 소시오 패스가 정말 사회 곳곳에 정상인보다 더 정상인처럼 티 안나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시오 패스를 처음 경험해보고 마음의 상처를 엄청 겪고 힘들어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절대로 본인이 이상한게 아니므로 통찰력 있고 유능한 분들이 많은 건강한 조직이면 빨리 보고해서 구제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만약 소시오패스가 이미 무능한 상사들을 쥐락펴락 하는 곳이면 최대한 빨리 이직을 하시거나 퇴사를 하시는게 현명합니다.


힘내세요.









이 글은 직장생활연구소의 글 '회사안의 살인자 소시오패스 1'에 흰둥이 님이 작성한 댓글을 정리한 것 입니다. 

너무나 장문의 댓글을 화를 참으며 정성껏 작성해 주셔서 허락을 받고 게시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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