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직장인이 나답게 일하는 방법



나답게 일하는 법

손성곤, 직장생활연구소 소장



“아, 모르셨을 수 있는데 저는 지금도 직장을 다녀요.” 

직장생활연구소의 손성곤 소장은 국내 1호 퇴사 컨설턴트인 동시에 평범한 직장인이다. 지금은 일과 미래를 두고 고민하는 이들을 상담해주고 강연하는 입장이지만 그에게도 회사가 견딜 수 없이 힘들어서 퇴사를 선택한 때가 있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기업의 상징과도 같은 회사에서 첫 회사 생활을 시작한 손성곤 소장. 3년간 버티며 다녀봤지만 결국 인생에 있어 첫 퇴사, 그리고 이직을 감행한다. 그러나 새로운 회사에 간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았다. '이직 후 외상증후군'에 시달리며 급격한 체중 감소와 불면증에 시달렸다. 친구는 우스갯소리로 전생 체험을 해보라고 했다. 그렇게 힘든 걸 보니 필시 전생에 어마무시한 죄를 저질렀을 거라며. 그러나 그가 찾은 돌파구는 ‘직장생활연구소’를 만드는 것이었다. 









직장생활연구소는 퇴사와 직장, 그리고 일과 삶에 대한 생각을 칼럼으로 공유하고 손성곤 소장이 진행한 직장인 상담 이야기와 강연이 올라오는 일종의 직장생활 연구 포털 사이트다. 2010년에 개설됐다. “친구들에게 하소연하고 술 마시면서 푸는 거로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소모적이기도 하고. 생산적인 방법으로 그 상황을 돌파하고 싶었어요.” 손성곤 소장은 직장생활에서 오는 괴로움을 직접 쓴 칼럼을 사이트에 올리면서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직장생활연구소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며 직장생활로 인한 고충으로 상담을 원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일과 삶에 대해 상담해주기 위해 만난 이만 벌써 300~400명에 이른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퇴사 컨설턴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상담자들은 직장생활에서 각기 다른 고민을 품고 있는데 그 고민들 사이의 교집합에 ‘퇴사’라는 대표성을 띤 단어가 있기 때문이다. 



손성곤 소장은 직장에 다니면서 직장생활연구소의 방대한 칼럼을 모두 직접 쓰고, 강연을 나가고, 개인 컨설팅까지 한다. 단 한 달도 직장생활과 병행할 수 없을 만큼 벅찬 스케줄로 보여 고개를 갸우뚱거리니 그의 대답이 돌아온다. “만약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이것에만 올인했다면 지속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계속 회사에 다니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얻는 경험이 밑거름이 돼주거든요.” 근 10년간 직장생활연구소를 운영해온 그는 직접 회사에서 부딪치며 얻은 깨달음, 그리고 상담과 레퍼런스를 통해 얻은 간접 경험으로 일과 퇴사, 그리고 개인, 회사, 사회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다. 관련하여 낸 책도 벌써 2권이다. 2014년 '나는 무적의 회사원이다' 2019년 '나 회사 너무 오래 다닌것 같아' 





그러다 보니 퇴사도 시대에 따라, 나이대에 따라 다르다는 게 보인다. “보통 퇴사 욕구는 3년 차 전후에 많이 찾아와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 사이죠. 근데 재미있는 게 예전에는 이 나이대 회사원들의 퇴사 사유가 ‘회사가 너무 힘들어요’, ‘회사 사람과 너무 맞지 않아요’ 등 외부적인 요인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내가 원하는 일이 맞을까요’와 같은, 내 안에서 시작된 고민이 많아요.” 손성곤 소장의 말에 따르면 30대 중반부터 후반까지는 생각보다 퇴사를 원하는 이들의 수가 줄어든다고. 어느샌가 회사에 익숙해져 매몰됐거나 혹은 불만이 있더라도 이젠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 40대 중반 쯤 퇴사 고민에 다시 시달리게 된다. 사회 초년생과는 다른 이유다. 회사생활의 끝이 보이기 때문이다. 명예퇴직을 걱정하는 시기이고 그다음 직업과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때다. 


“저는 40대 초반 17년 차 직장인이에요. 그런데 저보다 더 나이가 많고 오래 회사를 다닌 분이 명예퇴직을 앞두고 상담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사실 제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하고 책이나 연구 사례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일이라 제 의견을 말씀드리는 게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사회 초년생에게 퇴사는 직장생활이라는 계속되는 여정을 위한 환승역이었다면 이들에게는 종착역 혹은 완전히 새로운 여정을 위해 또 다른 루트를 찾아 계획부터 세워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불안함의 차이도 크다. 그런 까닭에 상담의 형식이나 내용, 솔루션도 완전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일하는 동안엔 ‘나답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누가 시키니까, 혹은 항상 해왔고 해야 하니까 하는 일이 아닌, 나의 가치 판단에 의해 이 일을 해야 할 명분에 대해 스스로 알고 주체적으로 일하는 것, 그것이 나답게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 속에 매몰되지 않고 주체성을 갖는 것. 그가 생각하는 일과 삶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하는 키워드고 솔루션이다.








* 본 내용은 더네이버 매거진 (THE NEIGHBOR MAGAZINE) 2019년 12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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