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맛을 결정하는 3 요소



자신의 역량을 회사가 알아주지 않는다고 이직을 고민하거나, 자기네 회사에는 다른 회사처럼 괜찮은 직원이 없다며 직원을 교체 해야겠다고 할 때,  혹은  어떤 일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매니저의 리더십으로 단정 짓거나 하는 이들을 만나 상담을 할 때면 저희 집 커피 머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느 날부턴가 집에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내리면 맛이 너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커피 빈을 더 좋은 것으로, 더 좋은 것으로 바꾸었지요. 커피 맛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맛에는 한계가 있더군요. 하루는 남편과 백화점 가전코너에서 커피 머신을 구경하다 에스프레소 시음을 했습니다. 남편과 저는 동시에 서로를 쳐다봤습니다. 



"바로 이 맛이야."



그때 알았습니다. 

커피 맛을 결정하는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 집 커피 맛의 근본적인 문제는 커피 빈이 아니라 커피 머신에 있다는 사실을요. 커피 머신이 오래되어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 필요한 충분한 압력을 가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더 비싸고 품질 좋은 커피 빈만 찾고 있었던 거예요. 정작 문제는 커피 머신이었는데 말이죠.













커피 머신을 교체하자 커피 맛은 확연히 좋아졌습니다. 좋은 커피 빈을 넣으면 향과 맛이 좋은 에스프레소가 나오고, 평균 이상의 품질이면 큰 차이가 없으며, 저렴하다는 이유로 품질 안 따지고 구매한 커피 빈을 넣으면 참 정직하게도 그에 상응하는 에스프레소가 나온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반대로 커피 머신도 커피 빈도 다 좋은데 제대로 된 커피 맛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리스타의 역량 때문입니다. 정말 똑같은 조건에서 뽑아낸 에스프레소인데 누가 하느냐에 따라 신기하게 맛의 차이가 있거든요.




개인 vs. 조직 vs. 리더




다시 고민 상담으로 돌아와 봅시다. 

회사가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지 않는 것 같고, 직원이 무능한 것 같고, 리더의 리더십이 문제인 것 같아 컴플레인을 할 때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커피 빈 (개인)의  문제인지, 커피 머신 (회사라는 조직 )의 문제인지, 좋은 자원을 다 가지고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바리스타(리더십)의 문제인지를요.



커피 빈의 문제인데 커피 머신을 바꾸고, 커피 머신의 문제인데 커피 빈을 바꾸고, 바리스타의 문제인데 커피 빈이나 커피 머신 바꾸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요. 그 상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급한 마음에 섣불리 내린 결정들의 반복, 실력은 늘지 않고 경력 기간만 늘어갑니다. 3년차 직장 고민을 30년째 인생 고민으로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언제나 제대로 된 진단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로 해요.






원문 : 김희양 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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