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10년에 모 회사에 입사 후 2015년 현재까지 약 5년 동안 재직 중에 있습니다.
요즘 들어 지난 5년간의 직장생활을 돌아보면서 과연 이 회사에서 평생을 보내는 것이 옳은 일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이 생깁니다. 그러다 보니 현 직장∙직무를 벗어나 이직을 생각하는 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저의 가장 큰 고민은 직무에 대한 부분입니다.
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현 회사에서 품질보증 관련 부서로 입사지원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인원 충원 문제로 생산관리로 직무가 결정되었고 2010년 7월부터 약 2년간 생산관리 업무를 담당하다 2012년에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포장재개발 직무를 맡아 현재까지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의 고민은 아래 세 가지와 같습니다.
1. 직장에서의 존재감
첫 번째로는 현 회사에서 포장재개발을 담당하는 인원은 저를 포함한 2명입니다. 저를 제외한 1명은 10여 년을 동일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직장상사입니다. 관련 직무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직장상사가 혼자 직무를 수행하다 보니, 관련 직무가 체계화 되어 있지 않습니다. 즉, 제가 직장상사와 저는 업무가 나뉘어진 팀원의 입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직장상사 혼자서 직무를 담당하다 보니 관련부서에서는 담당자에 대한 인식이 직장상사에게로 집중되는 현상이 있습니다. 결국 직장상사가 업무에 대해서 접수를 하는 방식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관련 부서에 직접 찾아가서 앞으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니 저와 상의해 주십사 수 차례 부탁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잘 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 부분까지는 여러 사유로 인해서 이해는 되는 상황이고, 스트레스는 받지 않고 있습니다만, 가장 큰 문제는 지금부터 말씀 드리는 사항입니다.
관련 사항에 대하여 다른 팀과 업무 협의를 하고 완료일자에 임박해서 생각날 때 뜬금없이 알려주거나, 품목을 나누기로 한 상황에 대해서는 협의부서에서 요청을 하더라도 저와 이야기하라고 하면 되는데, 혼자서 접수하고, 저와 내용 공유가 없다 보니 자꾸만 일이 꼬여가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은 하고 있지만 쉽게 드러날 수가 없는 상황에 있습니다.
2. 직무의 적합성
두 번째로는 직무의 적합성입니다. 저는 생산, 포장재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설비와 관련된 일들을 수행해보았습니다. 이공계 출신이기는 하지만, 해당 업무들을 수행해본 결과 저와는 다소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략과 기획을 수립하는 부분이나 자료의 정리 등이 제게 적합한 부분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만, 현 직장에서 이러한 부분을 어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접근에 제한이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타 직장으로 이직을 생각하면서, 직무도 함께 바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있습니다.
3. Company couple…
제가 회사에서 동료와 결혼을 한 지 약 7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출퇴근도 같이 하고 하다보니 직장에서 보는 눈이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물론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위의 두 가지 이유와 함께 작용 하다 보니 이 부분도 이유 아닌 이유로 작용하는 듯 합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이직에 대한 고민이 날로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다만, 현장에서의 경험은 제게 나름 좋은 자산으로 남아, 다른 어떤 직무를 수행하더라도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직을 위해서는 좀 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즉, 직무를 옮길 수 있는 표면적인 지표가 부족하고, 인사담당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부분이 다소 부족하다고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라는 고민 때문에 글을 한 번 남겨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선택은 제가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보셨던 분이시기에 좋은 충고를 주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질문 드려봅니다..
과연 저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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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OO 님. 답변이 늦어 죄송합니다.
정리해 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의견을 드리겠습니다.
직장에서의 존재감 관련하여 주신 내용은 누구보다도 잘 이해가 갑니다. 저도 겪어 보았던 일이고 많은 직장인들이 겪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가 OO님의 회사의 크기는 매일 내용으로 알 수 없으나 일반적인 상황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업무가 체계화되어 있지 않은 것은 업무가 그저 루틴 하게 진행이 되거나 한 두 명의 경험에 근거해 선례를 바탕으로 일을 하는 경우에 흔히 나타납니다. 또한 현 업무를 진행하는 사람이 자신의 일을 놓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에도 발생합니다. 쉽게 말해서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 타인에게 침해 받고 싶지 않는 경우나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일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일을 체계화 하지 않습니다. 일이 문서화 되고 매뉴얼화 되면 다른 사람이 그 일을 할 수도 있기에 그렇게 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물어보면 엄청나게 어려운 것처럼, 그래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은 손을 못 대는 영역으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내용을 보면 상사와 OO씨가 업무를 수직관계 (직장상사가 모든 일의 큰 계획과 방향성을 잡고 OO씨가 서포트 하는 것)가 아닌 수평관계 (품목이나 아이템을 나누어 동등하게 같은 일을 하는 경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른 부서사람들은 계속 상사에게만 컨택을 하고 그러다가 문제가 생기거나 마감일에 임박해서 OO씨에게 알려주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이럴 때는 Job description과 R&R (Role & Responsibility)를 명시하는 문서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수평적으로 품목이 나뉘어 일을 한다면 그 명확한 품목과 컨택 포인트 그리고 일에 대한 담당과 책임자를 명확히 문서로 만드는 겁니다. OO씨가 건건이 다른 사람에게 ‘이 품목은 내가 담당이다’라고 말해도 오랜 관성 때문에 바뀌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위에 말한 문서를 만들어 공식적으로 업무연락으로 공유하면 휠씬 얘기하기가 쉬워 집니다. 매일로 뿌리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 ‘왜 내가 담당인데 나에게 컨택을 안 했냐? 업무연락은 보지 않은거냐? 이 문제는 위에 보고 하겠다’ 이렇게 얘기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사가 ‘뭐 하러 그런거 만드냐? 남들이 다 아는데, 너 지금 나한테 시위하는 거야?’ 이런 식으로 나올 수도 있습니다. 자기 밥그릇을 뺏기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렇게 하면 업무가 꼬이고 마감 임박해서 문제를 알게 되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지난번 ㅇㅇ 건의 경우도 담당이 명확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었잖아요. 그런 일이 없다면 업무 효율도 올라가고 일이 더 빨라질 것 같아요. 그럼 상사님도 퇴근도 빨라지고 서로 좋을 것 같아요. 유관부서가 헷갈리지도 않을 것 같구요. ^^’ 이렇게 말씀해 보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당신, 즉 상사에게도 benefit이 있다는 것을 꼭 언급해 주시면 좋습니다. 원래 사람이란 ‘그래서 그게 나에게 뭔 이득이 있는데?’ 라는 질문을 자신도 모르게 하는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 입니다. 이렇게 명확하게 업무를 나누고 책임을 나누는 것이 나중에 고과를 작성할 때도 도움이 되는 명확한 KPI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직무의 적합성 관련해서는 <품질보증 -> 생산관리-> 포장재개발>로 변화가 되었지만 OO님은 전략, 기획 쪽으로 넓히고 싶으신 것 같습니다. 그럼 원하시는 쪽으로 커리어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어떤 노력을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어필을 하고 계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어필을 하셨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메일의 길이상 생략 하신 것으로 이해 됩니다. ^^)
제가 감히 말씀 드리고 위에 말씀 현 잡 포지션에서 ‘R&R 정리’를 위한 매뉴얼 문서화를 먼저 시작해 보십시오. 그런 작은 행동들과 행동의 결과물인 문서가 있어야 진짜 어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아 이 친구가 현 부서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고 업무를 효율화 하기 위해 R&R을 명확하게 나누고 문서로도 깔끔하게 잘 만드는 구나’ 이런 어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매뉴얼에서 나아가 그 다음으로는 현 포장재 개발 업무의 효율화를 위한 제안 등을 틈틈히 정리하시어 기획, 전략 쪽의 팀장들에게 좋은 타이밍에 보여 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너무 멀리서 어필할 부분을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와 함께 기획, 전략 쪽 팀장도 중요하지만 같은 급 혹은 바로 선배급의 실무진에게 좋은 평판과 인간적인 관계를 쌓아 놓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팀장이 OO씨를 써야겠다고 결정할 때 물어보는 사람이 ‘현재 같이 일하는 상사’와 ‘자신의 부하직원’은 꼭 포함 됩니다. 자신의 부하직원에게 물었을 때 ‘OO씨 일 잘해요. 같이 일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라는 답이 망설임 없이 나온다면 최고가 될 겁니다. 팀을 옮기는 발령은 인사에서 내지만 그 결정은 현업부서에서 한다는 것은 잊으시면 안됩니다. 이런 준비와 행동은 회사 내에서의 전배 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이직할 때도 이력서에 쓸 수 있는 좋은 내용이 됩니다. 경력이직은 회사에서 당장 쓸 수 있는 인재를 원합니다. 그런데 이직하면서 다른 일을 시작하는 것은 새로운 회사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 겁니다. 새로운 회사에서 즉시 전력이 되기 어렵고 다시 가르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 회사에서 원하는 커리어에 대해 할 수 있는 만큼의 연결선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직도 가능합니다.
이직을 생각하실 때 가장 끝에 있는 모습은 무엇인가요? 이직은 OO씨가 생각하는 회사 인으로 가장 끝 단에 있고 싶은 모습, 즉 명확한 목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냥 ‘현 상황에서 돌파할 방법이 별로 없네.’ 하고 이직을 하게 되면 같은 일이 똑같이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현재 회사의 미래와 현재 몸담고 계신 업종의 미래까지 생각해서 끝 모습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현재의 업종이 10년후에 사양산업이 된다고 생각되면 이직을 하셔도 좋습니다. 아울러 회사를 나와서는 뭐 해먹고 살 건지도 함께 생각하셔야 합니다. 5년차여서 ‘아직 그런 생각까지 할 필요가 없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사회와 기술이 어떻게 변해갈 것으로 예상되니 어떤 능력을 회사 다니는 동안 쌓겠다. 그리고 내 꿈이 무엇이니 그 꿈을 위해서 언제 회사를 나와서 어떤 일을 하겠다. 라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커리어에 큰 그림을 그리실 때가 되었습니다. 그것을 먼저 하시고 이직의 전략을 짜시기 바랍니다.
지금 당장 이직이 아니어도 5년차라면 이직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여름 보다는 올 12월 ~ 내년 2월 정도가 좋은 이직의 시기일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자신의 커리어의 명확한 끝 모습을 생각하시고, 꿈이 무엇이니 어떤 능력을 갖추겠다라는 명확한 생각을 글로 써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직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내가 이직을 했을 때 좋은 점, 나쁜 점도 생각해 보십시오.
상당히 꼰대스런 말이 될 수 있지만 OO씨의 고민 저도 했던 고민입니다. 저는 이직하고 나서 제 커리어와 크게 관계없는 일을 4년이나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다른 직무로 바꾸는데 오랜 시간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길게 보십시오. 한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회사 내에서 다른 선배들에게도 상당하시는 것도 좋지만 아예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물어 보시기 바랍니다. 매일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의 시선과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의 생각은 하늘과 땅 차이 입니다. OO씨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저에게 메일을 주시고 커리어에 대해서 고민을 하시는 것 자체가 저는 상당히 적극적인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일에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신 것만 봐도 원하시는 일을 하시는 데 문제가 없고 어떤 일도 잘 돌파 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잘 할 수 있습니다. 급하게 마음먹지 마시고 자신의 일에서 조금 떨어져서 제 3자의 시작으로 자신과 일을 내려다 보십시오.
저의 글들이 좋은 결정을 하시는데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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