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의 시대 (Era of Leaving Company)




1. 퇴사를 준비하는 직장인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우선 이상과 현실의 차이 때문입니다

젊은 직장인들이 기본적인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회사에 입사를 하기 때문입니다. 취준생이 되어 맘은 급하고 빨리 취업은 해야 하는 조급함 때문에 회사와 업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이 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 충분히 이해도 되면서 동시에 안타깝기도 합니다. 하지만 젊은 분들의 경우 실제로 일을 하면서 머릿속에 상상하던 것과 실제와의 엄청난 괴리 때문에 갈등을 겪다가 퇴사를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주로 이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두 번째는 저성장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발전하던 70, 80년대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많았습니다. 한 회사에 들어가도 큰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정년 퇴직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의 경제 성장률은 약 11% 였습니다.  은행이 돈을 넣어만 놔도 10% 이상의 이자를 받으니 은퇴 후에도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경제 성장율은 2%가 되지 않습니다.  저성장으로 인해 취업을 원하는 사람보다 일자리가 적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일자리의 부족으로 곧 질적으로 낮은 일자리가 생겨나게 되었고, 이런 곳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다가 퇴사를 결심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리적 불안도 이유입니다

2015년 모 기업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20대 신입사원을 포함한 것이 언론에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나와는 상관 없는 얘기겠지..'라고 생각했던 희망퇴직이 현실이고, 평생직장은 없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직접 체감하게 해 주었습니다. 동시에 젊은 나도 회사를 떠날 수 있구나라는 불안심리는  빠르게 커졌습니다. 이런 불안감은 SNS의 확산과 함께 더 펴져나갔습니다. 또 퇴사 후 다른 인생을 사는 타인의 행복해 보이는 겉모습만을 SNS로 보면서 나만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나?’하는 비교로 인한 불안도 많아졌습니다.

 

 











 

2. 퇴사를 준비하는 사원이 늘어날 수록 기업의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을 텐데요. 퇴사자를 막기 위해 기업에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

 

어느 누구도 퇴사를 준비한다는 것을 회사에 알리지는 않습니다. 퇴사는 직장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자연스러운 인력의 감소는 크게 마다하지 않을 겁니다.  다만 젊은 인력의 퇴사는 기업의 인력 운영에도 문제가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만 볼때  '조기 퇴사자를 막으려는 노력' 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퇴사자를 막기 위한 노력은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를 주된 타겟으로 합니다. (혹자는 1988년 부터라고도 합니다.) 입사 초기의 교육 등으로 산출보다 투입이 많고 충분히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특징 중 하나가 수평적이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원하고 의사결정의 기준이 나 자신인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수평적 조직문화는 님으로 호칭을 바꾸고 복장을 자유롭게 한다고 단 한번에 '뿅' 하고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나쁜 시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문화라는 속성이 절대로 하루 아침에 생길 수는 없습니다. 가장 좋은 시도는 커뮤니케이션의 변화 입니다. 일방향 하달 구조에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그것에 대해 피드백을 받으며 존중 받고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다른 방법은 조직이 개인을 회사의 발전을 위한 도구, 자원으로 생각하는 것에서 나아가 개인의 발전을 함께 돕는 다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느끼게 해야 합니다. 이것은 제도적인 방법과 함께 팀장급의 중간관리자가 정기적인 일대일 미팅 등으로 개인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거창한 변화 보다는 직원의 니즈의 변화에 맞추어 직원이 직접 느낄 수 있는 피드백을 회사와 직원이 주고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고객의 니즈를 조사하고 이에 맞추어 신상품을 개발 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 입니다.

 



 

3. 퇴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퇴사 전 반드시 숙지 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이직이 아닌 '완전히 회사를 떠남'을 예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 한가지만 말씀 드리면 바로 생산능력 (Production Ability)’입니다. 스스로 생산할 수 있는 상품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무형이든 유형이든 간에 오롯이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생산품이 시장에서 원하는 가치를 지닌 것 이어야만 합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타인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시장이 원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야만 팔릴 수 있고 팔려야만 수익이 생겨서 먹고사니즘이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스스로 시장에서 팔릴 것을 생산해 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4. 성공적인 퇴사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시장에서 판매 가능한 생산물을 만드는 능력은 회사에서 경험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몰래 다른 투잡을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단지 소진되지 말고, 자신에게 쌓인 경험을 굳은살이 아닌 근육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회사 안에서 스스로 일을 하는 경험입니다. 스스로 의견을 내고, 생각을 구체화해서 실현 가능한 것으로 만들고, 실제로 실행하고 리뷰를 하고 개선을 하는 과정을 경험해야 합니다. 이런 일련의 프로세스를 겪어보는 것, 프로세스의 시작과 끝을 경험하면서 작더라도 성공의 경험을 쌓은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제대로 일을 해보고 일을 위해서 남을 힘들게 설득해 보고 스스로 만든 방법으로 일을 이끌어 가고 행동하는 경험은 회사 밖에서는 큰 자원이 됩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 내가 일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단지 남이 시켜서 하는 지겨운 숙제가 아니라 성장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인터뷰한 회사를 떠난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회사에서 내 일처럼 열심히 일해본 경험을 많이 했어야 했다는 겁니다. 스스로 만든 성공의 경험을 꼭 해 보십시요. 그 경험은 다른 일을 하는데 자원이 됩니다.

 

 









 

5. 퇴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하신다면?

 

퇴사라는 단어가 화두입니다. 저는 퇴사자를 만나고 심층 인터뷰를 했습니다. 저를 만나서 상담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 그저 퇴사해도 먹고 살 수 있는 방법’만을 알려달라고 합니다. 그런 분들은 상담을 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사실 그런 방법은 절대로 한번에 생길 수도, 또 만들 수도 없습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쉽게 변화하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퇴사는 변화 입니다. 아주 간단히 말하면 회사 안에서 밖으로의 이동일 뿐입니다.  퇴사가 꿈이 된다는 것은 잘못된 것 입니다. 진짜 변화는 목적지가 있어야 합니다.  단지 형태나 서 있는 위치가 변하는 것은 사실 온전한 의미의 변화는 아닙니다. 배를 타고 가면서 바람에 떠밀려 다른 곳으로 위치가 변한 것은 변화가 아닙니다. 목적지를 정했으면 비바람이 불어도 그것을 뚫고 나가는 것이 변화 합니다. 먼저 목적지를 정하시기 바랍니다. 아예 그 목적지를 모르겠다면 간단한 (하지만 대부분이 하지 않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매일 퇴근후의 시간을 소모적으로 보내지 마십시요. 내일을 위한 쉼도 좋습니다. 소중한 시간을 의미없는 TV, 스마트폰에 가두지 마십시요. 또 비슷한 회사 동료들과의 술자리로만 보내지 마십시요. 매일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하는 이야기가 거의 비슷합니다. 완전히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은 같은 현상이나 사물을 당신과 완전히 다른 각도로 봅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서 눈을 넓히고 세상을 보는 다른 시각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높은 곳에서 멈춰서 자신을 냉정히 평가해 보시기 바랍니다.

드론은 높은 곳에서 현재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볼 수 있는 비행 카메라 입니다. 스스로의 머리 위에 드론을 날려서 자신이 현재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파악해 보십시요. 그러기 위해서는 잠시 하는 일을 멈추어야 합니다. 백 미터 달리기를 하면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멈춰서서 내가 있는 곳 가는 방향을 확인 하십시요. 그래야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공부해서 평생 원하는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내시기 바랍니다. 거의 삼십 대가 되어서도 우리는 자신이 어떤 가치를 좇으며 살아왔는지 살고자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목표보다 더 크고 목표를 지배하는 자신의 가치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퇴사와 입사를 1~3년 사이에 반복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바뀌지 않는것 입니다. 내가 무얼 아는지 모르는지 무얼 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을 메타인지라고 합니다. ‘메타인지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의 퇴사는 아무 의미가 없는 그저 '단절'일 뿐입니다. 자신에 대한 지속적인 질문을 글로 적어 보면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을 알아야만 똑같은 고민을 반복하지 않습니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천국은 없습니다. 퇴사를 회피의 결정의 도구로 삼지 마시기 바랍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비교라는 양분으로 자라난 나무는 결코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회피하고 비교하며 삶의 행복을 스스로 밀어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금 직장생활에 충실하면서 자신을 찾고 자극을 받으며 먼저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퇴사는 조심히 접근해야 합니다.  절대로 잠시의 감정으로 결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직장생활연구소  kickthecompany.com written by 손성곤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정책포털 korea.kr 정책브리핑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www.korea.kr/policy/economyView.do?newsId=148843728&call_from=naver_news

편집된 부분이 많이 전문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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