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마침내 움직이는 순간

 

회사는 회사가 필요할 때만 움직인다.

 

회사는 문제 해결자를 원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문제가 아니라 회사가 생각하는 문제가 먼저다. 회사는 당신이 기대하는 것과 현실 사에게 생긴 갭을 메꾸어 주지 않는다

 

한 팀에 4명의 인력이 있었다. 한 명은 부사장이 새롭게 만든 조직에 차출이 되었다.  과장은 한 달 후면 출산휴가를 들어간다. 결국 남는 것은 주임 3년차 사원뿐이다. 설상가상으로 그 팀은 팀장이 거의 일 년째 공석이다. 그 팀은 타 팀 대비 매출이 적은데 관리하는 아이템이 많다. 매출 대비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투입 대비 효율이 적기 때문에 공석이 된 팀장을 다시 뽑지 않는다.  머릿수 대비 매출이 적기 때문에 에 어떤 투자도 하지 않는 것이다. 

 

가장 선임인 차장은 요즘 머리가 아주 아프다. 한 달 후면 일 할 수 있는 인력은 한 명이 되는데 회사에서는 사람을 뽑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뽑지 않겠다는 굳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선임 차장 입장에서는 미치고 펄쩍 뛸 노릇이다. 그는 사람이 있어야 일을 하고 일을 해야 성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그러나 회사의 입장은  정반대이다. 지금의 인력으로 현재보다  30 퍼센트 이상의 성과를 내면 그때 사람을 뽑아 주겠다는 것이다. 생각이 달라도 어찌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선임 차장은 본부장에게 사람을 뽑아달라고 벌써 세 번째나 읍소를 했다. 그러나 본부장님은 요지부동이다. 아니 움직일 수가 없다. 자신이 맡고 있는 부문 자체가 매출 효율이 떨어진다고 CEO에게 매일 혼이 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회사 전체의 실적이 안 좋아 정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추가 인력 충원은 불가하다고 공식적으로 임원회의 에서 못 박아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개인은 투자를 해야 성과가 나올 것이라 말하고, 

회사는 성과를 보이면 투자를 하겠다고 말한다.

 

이런 경우가 대표적으로 회사의 필요와 개인의 필요가 상충하는 전형적인 모습니다.   회사는 사람이 부족해서 야근을 밥먹듯이 해도 애써 외면 한다. 그저 어떻게든 현재의 인력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내주기만을 바란다. 당연히 그 방법은 알아서 찾으라고 한다.  실적이 더 나와야 사람을 뽑아주겠다지만, 사실 현재의 인력으로는 현 상황을 지속하는 것조차 힘이 든다고 한다.

 

회사가 힘들면 개인도 힘들다.  하지만 개인이 힘들다고 해서 꼭 회사가 힘든 것은 아니다.  더 냉정하게 말하면 개인이 불행해도 회사는 행복할 수 있다.  회사의 규모가 클수록 이 법칙은 더 명확하게 적용된다. 회사가 개인의 행복까지 책임 질 필요가 없다.  물론 개인이 행복해야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고, 그래야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회사의 효율도 올라간다는 사고를 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아, 미국 실리콘 벨리를 중심으로 말이다. 사실 그런 경우는 대한민국에서는 매우 드물다. 너무 드물기 때문에 오히려 그 드문 경우가 언론에 나오는 것이다

 

회사와 개인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다. 개인이 아무리 업무적 탁월성과 전문성을 가져도 회사가 결정하는 강물의 흐름을 돌리거나 막을 수는 없다.  그것은 조직에 속한 개인이 숙명이다.   그럼 그냥 '조직에 속한 개인이니 어쩔 수 없음을 감내하고 닥치고 있어야 하는 것이냐?'라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질문에 답은 하나다.

 

 

받아 들일것은 받아들여라

 

당신이 회사 안에서 바꿀 수 없는 것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워하지 말자. 이건 포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당신이 스트레스로 무너지는 것을 염려하는 말이다. 회사의 원칙이나 방향성이 잘못되었고 내가 있는 부문의 디렉션이 잘못되어 너무 힘든 고통을 당하고 있는 당신,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것을 바로 잡을 수 있을지도 알고 있는 당신.  하지만 그 방법대로 행동할 수 없다면 부디 괴로워하지도 자책하지도 말기 바란다.  회사의 방향성이나 윗사람들의 잘못된 점에 분노하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술자리를 하며 욕할 필요가 없다. 회사에서 짜증나는 일을 억지로 떼어내기 위해 시발비용을 소비할 필요도 없다. 

  

회사는 회사의 필요에 의해서만 움직인다. 그렇기에 그 조직의 생리대로 해야 한다. 진흙탕에 고꾸라 지고 나서야 '잘못된 길을 가고 있었구나'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조직이라면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 당신혼자 독야청청하며 깃발을 들고 변화를 외쳐도 회사가 필요를 느끼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나는 당신이 그런 과정에서 스트레스로 건강이 무너지거나, 회사에 반하는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을 진심으로 원치 않는다.   

 

 

 

 

 

 

 

 

 

© kickthecompany.com Written by 손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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