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일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하루


팀장은 2주간의 휴가.  

가기 전에 전달 사항은 없음. 수차례 물어 보아도 특이 사항은 없다함. 

다른 파트장들은 일이 많다는 이유로 자신이 팀장 대행을 하는 것을 결사 반대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내가 팀장 대신한다고 자원.




10월 14일 금

2016년 일년 동안 가장 힘든 하루.



오전 6시 10분 기상.

팀장 deputy의 2주간의 마지막 날.


오전 6시 40분 출근

정상 출근 보다 한시간 일찍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날.


오전 8시 

바이어 전 인력이 모여서 부정부패 방지를 위한 궐기 대회를 함.

정상 출근 시간은 9시지만 한시간 일찍 하루를 시작.


오전 10시

전 바잉팀장들이 모여서 하반기 점포 운영전략을 발표.

3주 전에 Notice가 있었음에도 팀장은 전달한 사항이 없었음. 물론 준비한  발표자료 없음.

다른팀이 3주전 미리 알고 작업한 것을 3일간의 야근으로 겨우 매꿈.

다행히 내가 잡은 보고서의 방향성이 부사장님이 얘기한 내용과 일치해서 겨우 넘어감.

너무 긴장하고 있어서 끝나고 나니 온몸의 진이 빠져 나간 느낌.

사실 팀장이 없다고 하고 참석하지 않으려 했지만 우리 회사는 모든 불참에는 대참자를 두어야 하는게 원칙.


오후 2시

업체 상담. 신규로 진행하기로 한 업체와의 미팅.

가격을 내는 법, 납품 방법, 납기 등에 대해 미팅


오후 3시

팀장들 모여 미팅. 4시에 있을 부사장님과의 미팅 준비를 위함.

세일즈부진, 마진 등의 문제에 대해 미팅시 어떻게 얘기할지에 대한 논의

결국 10월은 더운 날씨와 전년대비 물량 축소로 인해 세일즈는 빠지는 것으로 보고 준비


오후3시 40분

부사장님 비서에게 미팅을 점포에서 하겠다고 통보.

부랴부랴 점포 관련 자료 뽑음. 5분 남기고 자료를 대충 뽑아 점포로 눈썹이 휘날리게 뛰어감.


오후 4시

점포에서 부사장님과 미팅 시작. 뛰어오느라 등에 땀이 흥건 함.

재고 감축에 대해 얘기하다가 우연히 열어본  박스가 하필 우리팀의 상품.

어떻게 줄여야 할지에 대해 질문, 논의.

4시 20분 종료.


몸에 에너지가 거의 증발.  

2016년 1년간 가장 긴장하고 힘이 들고 지치고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은 날.

머리가 계속 아픔. 타이레놀 2알 흡입









오후 5시

2주간 휴가를 다녀온팀장을 위해 "부재 중 업무보고" 작성

자료를 뒤져가며 적다보니 내용이 20가지가 넘음.

미뤄놓은 일들만 5개. 갑자기 답답함에 숨이 막힘. 



오후 6시 15분

부재 중 업무 보고 작성 완료. 부사장님이 사무실을 돌면서 빨리 퇴근하라고 독려.

일단 다 덮고 퇴근.  2주간 개인 업무를 거의 하지 못해 다음 일주일 간도 고난의 한주가 예상됨

퇴근 길에 오른쪽 어깨에 담이 옴. 피로와 긴장이 눈 뭉치듯 뭉쳐져 어깨에 칼처럼 꽃혀 있는 느낌.

재채기만 해도 어깨가 쪼개지는 느낌.


저녁 7시 30분 

워너미 미팅. 온몸에 힘이 남아 있지 않아 핫식스 1+1을 편의점에서 구입. 

한개를 원샷. 남아있는 에너지의 찌그러기가 약간은 모이는 느낌. 

개발자와 신규로 합류한 디자이너와 미팅.

디자이너에게 기획서 설명, 스케쥴 관련 Milestone 설명. 12월 20일까지는 오픈을 위한 개발 완료 일정.


저녁 9시 50분 

미팅 종료. 점심도 대충 먹었던 지라 미팅 끝나자 마자 개발자와 순대국 흡입.

너무 배가 고파 밥을 먹는 중에도 속이 쓰림. 


밤 11시 40분 

집 도착. 

옷을 갈아 입고 이를 닦음. 

침대에 몸을 뉘이자 마자 바로 잠이 듬.



10월 15일

아이와 아이의 두 친구와 함께 놀이동산에 가는 날.

아침에 눈을 뜨니 몸이 잘 움직이지 않음. 뼈마디가 굳어가는 느낌.

하필이면 왜 오늘 놀이동산에 간다고 일정을 잡았을까 미치도록 후회가 됨.


오전 8시 돌아동산 출발 

아이 친구 2명을 픽업

오후 4시까지 놀이동산에서 하루종일 뛰어다님.

육체와 정신이 분리되어 육신만 겨우 움직이는 느낌.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 


저녁 5시 30 

집 도착.

옷 갈아 입고 이 닦자 마자 침대에 몸을 던짐.

바로 골아 떨어짐


10월 16일 

15일 토요일 저녁 5시 30분 ~ 16일 오전 8시 30분.

15시간 동안 쓰러져 있었음. 새벽 3시에 모기 때문에 깨서 한시간 동안 5마리의 모기를 잡고 다시 잠듬.

곤충처럼 탈피가 가능하다면 지금의 육신의 껍데기를 벗어버리고 새로 태어나고 싶은 느낌임.


2016년 10월 14,15일 

일년동안 가장 힘들었던 날 종료.


2주간 못했던 일들이 겨울날 눈처럼 소복소복 쌓여 있음.

더 즐거울 일주일이 기대됨.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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