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떠난 사람들 24_ 28살. 회사를 떠나 욕망에 충실한 삶을 쫓다.



▶ 자기 소개

1989년생으로 현재 28.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벤처중소기업학을 전공하고 2016년 올 2월에 졸업을 했습니다. 현재 808코인노래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벤처중소기업학은 무얼 배우는 곳인가?

2학년 때까지는 경영학과와 같은 커리큘럼이다. 3학년부터는 창업아이템 개발, 인터넷 창업, 비즈니스 디자인 실습 등을 배운다. 사업계획서를 쓰는 수업이 대부분이다.

 

▶ 벤처중소기업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모의고사를 보고 점수에 맞춰서 학교를 몇 군데 골랐다. 문과는 선택이 폭이 넓지 않아서 회사에 취업할 생각을 했고 취업을 위해서는 경영전공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막연히 남들과 비슷한 선택의 시작이었다. 취업시장에 서울대 경영학과도 많은데 내가 중위권대학 경영학과를 나와서는 차별화가 안될 것 같았다. 그것이 선택의 이유다.

 

▶ 대학교 생활은 어땠나?

대부분의 남자들처럼 군대 가기 전과 후로 나뉠 것 같다. 처음에 대학에 입학해서는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것처럼 심도 깊은 논쟁을 할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고등학교 때와 똑같았다. 수업에 실망을 많이 해서 학과 공부를 멀리하고 힙합동아리에서 살다시피 했다. 시험성적이 잘 나올리 없었다. 군대를 다녀와서는 미친 듯이 공부했다. 학점 때문이었다. 복학 이후 계속 장학금을 받았고 동시에 스타트업 인턴십 등을 학교 다니면서 많이 했다. 창업이라는 것이 책상에서 글이나 말로 배우는 것보다 실제로 부딪혀야 하기 때문이었다.

 

▶ 스타트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계기는?

학교를 다닐 때 주제를 선정해서 뽑히면 해외에 기업 리서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대회에 참가했다. 나는해외의 스타트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팀을 꾸려서 홍콩에 있는 스타트업에 대해서 조사를 했다. 당시 회사는 독일 회사인로켓인터넷의 홍콩지사 였다. ‘로켓인터넷은 전세계의 성공한 IT 비즈니스의 카피캣을 만드는 회사였다. 예를 들면 이베이와 똑같은 모델을 유럽에 만들어서 성공시킨 후 매각하는 것 같은 것이다. 이런 포트폴리오를 전세계적으로 수백 개 정도를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그 곳에서 똑똑하고 좋은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이 허름한 공간에 모여서 정말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그 곳의 사람들은 미국 아이비리그의 대학 출신 혹은 현지 국가의 최고 대학을 나온 사람들 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대기업을 가면 저렇게 열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까?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작은 회사에서도 훌륭한 사람들이 일을 하고 성공하는 비즈니스를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돌아와서 바로 조사했던 회사의 한국 지사의 인턴십에 지원을 해서 일을 시작했다. 당시 2011년 대학교 3학년 때였다. 학과 자체가 6개월의 인턴십은 필수였기 때문에 더 좋은 기회였다. 홍콩에 가서 스타트업을 조사한 것이 지금까지 내 인생을 만든 계기였던 것 같다.

 

▶ 그 이후의 회사 생활 커리어는?

우선로켓인터넷이 설립한글로시박스라는 곳에서 마케팅 일을 6개월 간 했다. 창고정리, 짐 나르기 같은 허드레 일부터 고객 응대 전화, 그리고 소셜 미디어 관리 등을 했다. 아무것도 모르던 때라 그냥 맨땅에 헤딩하면서 일하고 배웠다. 그 후굿닥 (Goodoc)’ 이라는 스타트업에서 일했다. 제품 출시 한달 전에 합류했고 내가 했던 일은 Door To Door 영업이었다. 흔히들 빌딩타기라고 하는 영업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병원건물 꼭대기 층까지 올라가서 계단으로 내려오면서 병원에 들러서 서비스 소개하고 의사들을 가입시키는 일이었다. 런칭 후에는 앱 마케팅을 했다.

 그 이후는 인턴을 했던글로시박스에 재 입사 했다. 화장품 브랜드를 만나서 파트너십을 맺는 영업을 했다. 대표님의 가치관을 존경하기도 했고 일도 재미있어서 열심히 했었다. 그러다 보니 성과도 좋았다. 그 후 친구의 추천으로캐시슬라이드로 옮겨서 광고영업 일을 했다. 그 때도 정말 영혼을 쏟아 부어 일했다. 생일날에도 밤을 넘어 그 다음날 퇴근 할 정도였다. 당시는 열과 성을 쏟아 부어서 일을 했고 성과도 좋았고 일하는 성취감이 컸다. 입사할 때 연 매출이 약 200억원 이었는데 1 3개월 동안 일을 하고 나올 때는 연 매출이 400억 정도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모바일 광고시장이 커가는 중이었기에 스타트업 으로서는 급격한 매출 확대가 되는 J커브시기를 직접 경험해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후 지인의 소개를 통해스타일쉐어로 이직을 했다. 그 곳에서는 모바일 광고 사업개발 일을 했다. 상품설계, 시스템 설계, 영업의 일을 했었고 약 1년간 근무했다. 2011년부터 2015 10월까지 총 5년을 회사 생활을 했다. 회사를 떠난지는 9개월이 되었다.

 

▶ 2016년 대학교를 졸업했는데 학교를 다니면서 일을 한 건가?

맞다. 하지만 휴학을 한 3년 정도 했다. 그 기간 동안 회사에서 일을 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일을 한 건스타일쉐어에서 근무할 때였다. 그곳의 대표님도 대학교를 다니면서 창업을 한 경험이 있어서 내 처지를 잘 일기에 일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 인간적으로 너무 자주 이직을 한거 아닌가? 왜 이리 많이 옮겼나?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직은 좋은 Offer를 받고 나를 발전 시킬 수 있는 환경에 나를 던지는 좋은 기회였다. 그래서 옮겼다. 회사가 싫어서 돈을 쫓아서 움직인 건 아니었다. 나는 나중에 반드시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그렇기에 가능한 많은 또,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었다. 그러려면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바닥부터 해 보는 것이 필요했다. 또 다양한 스타트업에서 창업을 경험한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만나고도 싶었다. 창업정신을 배우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일반 기준으로 보기에는 다소 잦은 이직인 것 같다.

이직을 통해서 많이 배웠다. 5년 동안 5개의 회사를 다녀보니 어느 정도 눈을 좀 뜨게 되었다. 스타트업이 어떻게 돌아가고, 어느 정도 단계의 스타트업은 어떻게 하는 구나 이런 것들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조금 더 말하자면 잘하는 회사, 못하는 회사를 알아볼 수 있는 눈을 조금은 갖게 되었다. 그런 경험을 통해,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해야겠구나하는 나름의 기준도 생겼다.

 

▶ 스타트업 회사 선택의 기준은?

나는 대표님을 가장 많이 본다. 스타트업은 대표가 전부라고 말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기에 대표의 가치관과 일하는 방식이 나에게는 선택의 기준이다. 그 외 나머지 조직문화 등은 참조만 한다.

 

▶ 스타트업은 자율 출퇴근제, 영화 보는 날, 마음껏 책 구입하게 해 주고 하는 등의 파격적인 복지혜택을 주는 곳이 많다. 직접 다녀보니 어떤가?

실제로 그렇다. 대기업에 있는 분들은 실제로 그럴꺼라 상상을 못하시더라. 내가 일할 때도 인터뷰를 보러 온 사람들이 정말 자율출퇴근제인지 물어보기도 했다. 그만큼 대기업과 다른 파격적인 복지는 젊은 친구들이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인 것 같다.

다만,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복지혜택이 좋은 업무 성과로 100%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복지혜택은 채용을 위해 미디어에 노출하고 보여주기 위한회사 안 Life’에 관한 문제다. 하지만회사의 Life’가 좋아서 들어온 사람은 스타트업이 조금 힘들어져서 혜택을 축소하면 힘들어한다. 그리고 복지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회사의 성장을 나의 성공이라고 생각하며 몸을 던져서 일하는 것 같지는 않다. 최고의 복지는 지속적인 회사의 성장 그리고 뛰어난 동료들이라고 생각한다.

 

▶ 가장 잘 맞았던 회사는 어디인가?

일했던 회사는 모두 나와 잘 맞았다. 그 중에서 가장 잘 맞았던 곳을 꼽자면 캐시슬라이드였다. 나의 일하는 성향과 업무가 잘 맞았기 때문이다. 나는 Data에 근거해서 의사결정을 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한다. 캐시슬라이드의 창업자는 컨설턴트 출신이었기 때문에 그런 DNA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서비스의 특성상 수 많은 Data가 쌓이는데, 성별, 나이, 지역, 시간, 상품별, 클릭율, 반응율 등 많은 Data mining 해 낼 수 있었다. 내가 했던 일은, 그 분석한 데이터를 근거로 인사이트를 찾아서 더 많은 더 클릭율 높은 광고를 수주하는 것이 중요했다. 담당 광고주들 중에 쿠팡, 11번가 같은 회사들이 있었다. 그런 이커머스 회사들은 광고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Data를 얻고, 노하우를 만들어가길 원했다. 결국 생각해 보면 나와 잘 맞는 회사라는 것은 회사에서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회사인 것 같다. 회사에서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면 개인의 성취감도 높아지고 그것이 회사의 성과로도 나타나는 것 같다.








 

▶ 성취감이나 보람을 가장 많이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

영업에 대한 퍼포먼스가 좋을 때가 그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했고 그 일이 좋은 성과로 바로 나왔기 때문이다. 캐시슬라이드 다닐 때에도 새벽2~3시에 퇴근하면서도 즐거운 적이 많았다. 낮에는 영업을 하고 밤에는 광고 운영 오더를 넣고, 주요 클라이언트를 위한 광고 제안서를 썼다. 밤 늦은 시간에 퇴근해도 새벽 공기가 달게 느껴질 정도로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 그런 성과에 대한 보상은 있었나?

당연히 있었다.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까지 하면 대기업 직원이 전혀 부럽지 않았다.

 

▶ 스타트업은 개발자, 디자인, 기획, 영업분야로 크게 나뉜다. 개발, 디자인은 뭔가 스페셜티가 있어 보이는데 지금 본인이 해온 일을 뭔가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지금까지 해온 일이 잘 맞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주 잘 맞았다. 내가 개발이나 디자인 능력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업을 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마케팅을 하고 싶었고 마케팅을 제대로 하려면 현장과 영업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업도 해보겠다고 했고 해보니 잘 맞았다. 처음 할 때는 맨땅에 헤딩하는 영업이었다. 문 열고 들어가서 인사하고 우리 회사 제품 홍보하고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었다. 당연히 10번 들어가면 한번 얘기를 들어줄까 말까 한다. 솔직히 Door to Door 영업은 체력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이 든 것이 사실이다. 나는 나와있는 데이터를 가지고 그것을 설명해 주고 설득하는 것은 너무 잘 맞았다.

 

▶ 일반적인 남자의 경우 군대 다녀와서 정신차리고 공부하고 스펙쌓고 해서 27~28살쯤에 취업을 한다. 그런 루틴을 당연히 쫓아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나?

20대 초반, 군대를 갓 전역한 후 까지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해외 스타트업 조사를 마치고 와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꼭 그런 똑같은 인생을 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경험하고, 내 눈으로 확인하고서는 완전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다. 대기업에 가지 않아도 훌륭하고 똑똑한 사람들과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스타트업에 첫 발을 내딛고 인턴을 할 때도 팀원분들은 IBM, 아모레 퍼시픽, NHN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을 퇴사하고 창업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의 생각은 더 확실해 졌다. 또 그 대표님들로부터 들은 대기업은 굳이 청춘을 모두 바쳐서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얘기였다. 미생과 같은 삶을 살게 될 거라는 얘기도 해 주었다. 그런 경험과 조언을 듣고 내 성향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더더욱 대기업을 고집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 부모님은 대기업에 들어간 엄친아들과 비교하지는 않았나?

어머님께서는 내가 어릴 적에 돌아가셨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평범한 인생을 살길 원하셨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부터 이름도 모르는 작은 회사에 들어가서 학교 공부를 등한시 하고 일하는 것에 대해서 탐탁지 않게 생각하셨다. 하지만 내가 열정적으로 보람차게 일하고 있는 모습을 계속 보여드렸더니 이제는니 인생을 살아라며 인정해 주셨다.

 

▶ 회사 다닐 때는 어떤 사람이었나?

회사를 여러 번 옮기면서 그 때마다 사람이 변했던 것 같다. 아니 회사에 맞추어 진화했던 것 같다. 가장 최근의 모습으로 말하면 나는 다소 모난 사람이었다. 회사에 나를 맞추는 둥글둥글한 성격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 스타일을 꺽진 않지만 내 일만은 끝내주게 책임지고 잘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동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대표님들은 좋아해 주었다. 자신이 고민하고 해야 할 일을 직원인 내가 고민하고 심지어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사업에 대한 욕심이 컸기에 일반 직원보다는 대표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좀 특이한 놈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 스타트업 생활을 그만두고 자신의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처음 회사생활을 시작 할 때부터 내 사업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하려면 회사가 특히, 작은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었다. 그게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이유 중 하나다. 이제 28살인데 30대가 되어서는 이 산업, 저 산업을 전전하며 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30대부터는 한 분야를 정해서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렇게 하려면 2년정도 남았는데 그 기간이 실패를 해도 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회사를 나와서 사업을 시작했다.

 

▶ 회사를 떠날 때의 기분은 어땠나?

당연히 좋았다. 많이 지쳐있을 때라 홀가분 했고, 이제 매일 정해진 곳으로 출근하는 루틴한 삶이 끝난다는 게 좋았다.  조금 과장하면 그 동안 바랬던 일제 패망을 바랬던 주권피탈 당한 조선해방 기분이랄까? 더 좋았던 것은 사업을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회사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그 인지부조화의 시간이 끝난다는 것이었다. 일을 하면서도 친구들에게도난 사업을 할 거야라고 말을 많이 했었다. 그 시작이 회사를 떠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없었다.

 

▶ 보통은 회사를 다니면서 뭔가를 해보고는 싶은데 뭘 해야 할지 뭘 잘하는지 잘 못 찾는다. 본인의 경우는 어땠나? 자신의 욕망하는 걸 찾는 방법이 있나?

원하는 일을 한방에 찾는 매직 솔루션은 없는 것 같다. 20대 초반부터 나도 계속 찾아 헤맸다. 그리고 아직도 찾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건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일 저일 여러 가지 일을 시도해 봤다. 그리고 불확실성에 나를 많이 노출 시켰다. 그래서 회사도 많이 옮겨 다녔던 것 같다. 새로운 환경에 스스로를 던지고 내가 어떻게 행동하고 적응하는지를 지켜보기도 했다. 굳이 말하자면 억지로 나를 다른 환경에 던진 것이 내가 원하는 걸 찾는 가장 주요한 방법인 것 같다.

 

▶ 스스로를 지켜봤다는 말은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

내가 잘하는 것,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한 쉬운 방법은 과거를 들여다 보는 것이다. 지금의 복잡하고 답 없는 생각에서 벗어나 과거 나의 행동을 돌아본다. 과거의 행동이 나를 말해주는 가장 객관적인 Data기 때문이다. 현재의 생각은 사실 그저 혼란스러울 수 있다. 너무 따져야 할 변수도 많고 생각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의 행동은 나의 생각과 욕구 현실이 모두 반영된 결과물이기 때문에 더 정확할 수 있다.

 

▶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알려달라.

코인 노래방이다. 2016 3월에 오픈했다. 비즈니스적으로 말하면 시설업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장소에다가 기계를 깔아놓고 돈을 버는 일이다. 직장생활연구소의회사를 떠난 사람들인터뷰 중에 PC방 사장님 얘기가 기억난다. 그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PC 방 대비해서는 시설의 민감성이 조금 덜 한 것 같다. PC 방은 계속 시스템이나 사양을 업데이트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운영적인 측면에서는 한번 차려 놓고 나면 할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무인으로도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정확한 입지를 분석하고 찾는 것이 준비의 80% 이상이다. 나머지 20%는 운영과 거래처 등이다. 낮에는 무인으로 운영을 하고 밤 10시 이후부터는 출근해서 매장관리를 한다.

 

▶ 코인노래방이라는 아이템을 선정하게 된 계기는?

퇴사를 하고, 취업과 창업, 프리랜서 3가지 방향에서 고민을 했다. 더는 미루면 안되겠다 싶어,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창업의 선택을 하기로 했다. 창업에서도 생계형 창업과 기술 창업 중 생계형 창업을 선택했다. 이때 판단 기준은 빠른 현금 흐름 (Cash flow)였다. 기술창업은 현금을 창출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릴 뿐 더러 아이디어를 검증하며 사업을 계속 만들어나가기에 현재로서는 위험요소가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은 살아남기 위해, 또 다른 준비를 위해, 생계형 창업을 선택했다.

코인 노래방을 하기 전에는 셰어하우스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 나와 있는 셰어하우스 스타트업을 한달 동안 연구했다. 기본적으로 이 업의 본질은 임대업이다. 최악의 케이스는 임대가 안되고 은행에 대출이자만 내는 거다. 어차피 나는 무주택자니까 안되면 내가 살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준비를 하던 중에 코인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에게 정보를 듣고서 셰어하우스와 코인노래방을 비교해 보았다. 투입되는 시간은 거의 비슷한데 수익률은 코인노래방이 훨씬 좋다고 판단했다. 기왕이면 투입되는 시간과 돈 대비 해서 수익이 잘 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코인노래방을 하게 되었다.

 

▶ 생계형 창업. 고려했던 우선 순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달라.

우선 순위는 두 가지 였다. 첫째 현금창출이 중요했다. 직장을 그만 두었지만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돈은 벌어야 했다. 두 번째는 시간이다. 이 일을 하면서 나 스스로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도 선택의 기준 이었다. 기본적으로 직장인들은 자신의 시간과 노동력을 팔아 그것으로 돈을 번다. 그 일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자본을 가지고 돈을 벌고 싶었다. 이 두 가지를 가장 고민했던 것 같다.

 

▶ 스타트업에서 일을 했는데 코인노래방이라니 좀 뭔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스타트업 대표를 꿈꿨던 것 아닌가?

노래방 사업은 사실 현금 창출 (Cash Flow) 만을 위한 일이다. 안정적인 Cash Flow를 확보 하고 기술창업을 하고 싶었다.  지금 노래방 운영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다. 회사를 나와서 밖에서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스타트업을 바라보니 더더욱 그렇다. 노래방은 기기를 팔거나 하면 그래도 투자금을 일정부분 건진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인건비로 다 나가서 망해도 회수할 수 있는 돈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현재는 코인 노래방을 하면서 돈을 모으고, 남는 시간에 아이템에 대해 고민하고 찾고 있다.  준비가 되면 기술창업을 시작할 것이다. 코인노래방을 평생 할 사업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 입지가 중요한데 본인은 어떻게 찾았나?

여러 가지 기준을 세웠다. 행정구역상의 인구, 타겟 나이 인구수, 경쟁 코인 노래방의 유무, 상권의 크기, 학원의 개수 등을 따져 봤다. 코인 노래방 이용 층이 중 고등 학생이 많기 때문에 그 타겟의 숫자가 가장 큰 고려요소였다. 그래서 기준을 정한대로 서울 경기 지역에서 60여개 정도의 Site를 엑셀에 입력해 놓았다. 그 기준에서 중요도에 가점을 부여하며 하나씩 지워나갔더니 4~5개 정도가 남았다. 그리고서는 그 동네로 가서 부동산을 돌면서 하나씩 찾아 봤다. 최종적으로 결정할 때는 영하 10도가 넘는 날씨에 방한복 입고 하루 종일 건물 앞에서 통행량을 계수기로 세서 기록 후 비교 분석까지 했다. 결국 타겟 고객의 통행량 대비 임대료가 가장 저렴한 지역을 선정했다.

 

▶ 중요한 질문이다. 얼마나 버나?

회사 다닐 때 보다 많이 번다. 2곡에 500원 하는 사업 치고는 나쁜 스코어는 아니다. 보증금, 노래방 집기, 비품, 인테리어 모두 포함해서 차리는 데는 1억 정도 들었다. 지난 5년간 스타트업 회사에서 모은 돈으로 대출 없이 차렸다. 다녔던 곳이 아주 신생 기업이 아닌 Series A~B 정도의 투자를 받은 곳이었고 적당한 급여와 영업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도 받았다. 또래에 비해 적지 않은 연봉을 받았고 또 허투루 쓰지 않고 저축을 많이 했다. 28살에 1억 저축은 열심히 살아온 흔적이라고 생각한다. 

 

▶ 생각보다 많이 번다. 잘되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코인 노래방은 최근에 생긴 신규 산업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있었는데 최근 3년 전부터 다시 붐이 일기 시작했다. 거시적인 트렌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먼저, 오디션 프로그램의 덕이 크다고 본다. 또 십대들의 꿈 1위가 연예인 인 것도 이유인것 같다. 그리고 최근에는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라이프가 일상이 되었기 때문인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사람들하고 술 먹고 떼로 몰려가서 노래하는 걸 모두 즐거워하지는 않는다.

또한 지금 같은 불황 시대에 500원가지고 사람들이 시간을 보낼 곳이 없다. 음료수 하나 물 하나도 못 사먹는다. 그런데 코인 노래방에서는 노래도 부르고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00% 현금 장사인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다.

 

▶ 사업아이템은 어떻게 찾고 있나? 특별한 방법이라도?

회사 밖에 나오니 기회가 더 생기는 것 같다. 노래방 인테리어를 할 때도 견적을 내는데 정보의 비대칭이 너무 심했다. 거의 사기 당할 뻔도 했다. 상가건물을 구할 때도 부동산은 상권분석에 근거한 제안이 아니라 그냥 경험과 감에 의존하며 중개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계약만 만들어내기 위해 급급해하고 있었다. 상권분석을 하는데도 쓸만한 상권분석 솔루션이 없었다. 그런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솔루션이 프로세스에서 새로운 아이템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사업아이템이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혹은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이런 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생기는 문제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내가 직접 불편을 많이 느끼기도 했기 때문이다.

 






▶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는 일은 무언가?

지금 두 번째 점포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 2016 3월에 오픈한 곳을 지난 달에 4개월 만에 시설, 영업권리를 통째로 파는 계약을 체결했다. 물론 권리금도 받았다. 투자한 것 대비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9월까지만 내가 운영을 한다. 지금 신규 점포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다.

 

▶ 일상은 어떤가? 루틴을 알고 싶다.

가게는 오전, 오후에는 무인으로 운영을 한다. 10시에 가게로 나가서 일을 한다. 10시 이후 가장 중요한 건 청소년 출입 통제다. 잘못하면 영업정지에 벌금까지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11시 이후부터는 관리실에서 CCTV로 이상 유무만 확인 한다. 그러면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사무적인 일을 한다. 그리고 새벽 3시에 퇴근을 한다. 보통은 오후 12시쯤 일어나서 10시 까지는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운동을 하거나 사업아이템을 찾거나 책을 본다. 때로는 스타트업에 다니는 전 동료들을 만나서 얘기를 하면서 사업에 대한 논의도 한다. 남는 시간은 대부분 신규 사업을 찾는데 시간을 보낸다고 봐야겠다.

 

▶ 점포를 하나 계약하는 것, 인테리어 하는 것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20대 후반에 이런 일을 하기에 힘들지 않았나?

왜 안 힘들었겠나? 너무 너무 힘들었다. 스트레스 때문에 원형탈모증까지 생겼다. 가장 힘들었던 건 같은 상가에 다른 사장님들에게 엄청난 견제를 받았을 때다. 건물 관리하는 분은소방공사를 똑바로 했냐?’부터 식당 사장님들은 시끄러워서 못살겠다고 컴플레인도 심했다. 또 윗층에 있는 일반 노래방 사장님은너 때문에 장사가 안 된다며 반 갈구기도 했다. 물론 일반 노래방과는 고객층부터 영업 방법까지 모두 달랐는데, 사장님 입장에서는 내가 그냥 밉고 싫었던 거 같다. 공사 못하게 하겠다고 으름장도 놓고 하는 과정을 이겨 내는 것이 힘들었다. 내 편이 아무도 없었다. 회사라면 혼자라는 느낌을 거의 받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업 준비를 하면서는 혼자라는 것, 그리고 처음 한다는 것, 나 혼자 다 처리 해야 한다는 것이 모두 너무 너무 힘들었다. 상가 주인들, 다른 사장님들이 너무 스트레스였다..

 

▶ 나이가 어린것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없었나?

당연히 있었다. 어리다고 무시하려 하고, 어리다고 덤탱이 씌우려는 사람도 있었다. ‘아직 어려서 니가 모르나 본데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보통은 나이가 들면서 아는 것도 늘기는 하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반 이상은 어린 나이에 이렇게 도전하고 일하는 것에 대해 좋게 봐주었다.

 

▶ 지금 일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성취감은?

아침에 일어날 때다. 직장인은 너무 몸이 힘들 때 억지로 몸을 일으켜서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가야 한다. 하지만 이 일은 그렇지가 않다. 나에게 시간의 자유가 주어졌다는 것은 엄청난 행복감이다. 모든 직장인이 꿈꾸는 것 아닌가? 또 하나는 내가 매장을 열고 장사가 잘 되고 있을 때 매각한 것이다. 조금 오버하면 스타트업에서 Exit를 한 기분인 것 같다.

 

▶ 장사가 잘 되고 있었는데 너무 빨리 매각한 것 아닌가?

성격이 조금 급한 편이다. 빨리 더 많이 돈을 벌고 싶었고 성공하고 싶었다. 앞서도 말했지만 코인노래방은 돈을 버는 수단일 뿐이다. 더 크게 더 많이 하고 싶었고 성사된 계약 금액 또한 투자금 대비 나쁘지 않았기에 잘 한 선택이라고 본다.


▶ 쫓고자 하는 가치나 목표가 있다면?

솔직히 질문서를 받았을 때 질문이 가장 어려웠다. 최근에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고민해 본다면자유를 쫓고 싶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시간에 얽매여서 쪼들려서 살고 싶지는 않다.

 

▶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경제적 자유인뭐 그런 건가?

큰 맥락에서는 그렇다. 나는 래퍼 도끼(Dok2)를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도끼와 같은 케이스가 되고 싶다. 나는 어릴 적 어머니 없이 기초 생활 수급자로 남들보다 어렵고 힘들게 자랐다. 어려웠지만 지금의 이런 과정을 거쳐서 떳떳하게 시간과 돈에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 아니 증명해 보이고 싶다.

 

▶ 스타트업 5년동안 남은 자산은?

당연히 같이 일했던 사람들, 동료들이다. 지금도 자주 만나는 동료들이 많다. 앞으로 내가 사업을 그만큼 열정적으로 또, 같은 목표를 향해 일을 했던 사람을 만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생각이 같은 사람을 회사에서 만난다는 건 큰 행복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현재의 회사가 답답하다고 한숨만 쉬지, 무언가를 바꾸려고 행동하지 않는다. 혼자 노력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또 고용불안에 떨면서도 무언가 안전장치를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어떤 좋은 사업 아이템을 만나도 실행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도 자주 만나는 동료들은 모두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운 것을 실행하려는 사람들 이었다. 회사를 다닐 때모난 사람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모난 사람은 또 다른 모난 사람을 잘 알아보고 또 잘 맞는 것 같다. 아웃 라이어 같은 동료와 대표님들을 많이 만났던 것도 가장 큰 자산이다.

 

▶ 최근 관심을 가지는 사업템은 뭔가?

어떤 사업 아이템이라고 한정하고 싶지는 않다. 사실 구체적인 것은 찾고 있는 중이다.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전에 현금 흐름을 좀 더 안정 시켜 놓고 싶다. 그게 우선인 것 같다. 사람들 두 어명과 스타트업을 시작해도 일년에 1억은 그냥 인건비로 없어진다. 현금흐름이 탄탄하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다. 아주 초창기에 인건비를 충당하느라 외부 용역 일만 하다가 시간만 보내고 없어지는 곳도 부지기수다. 너무 서두르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지금 장사를 해서 돈을 벌고 있으니 다른 장사에 관심이 많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스타일쉐어에 있을 때 많은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를 만났다. 그래서 인지 온라인 쇼핑몰에도 관심이 많다. 코인 노래방 같은 경우는 돈을 벌어도 산술급수적으로 번다. 지역 내 상권 또 오프라인이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이 있다. 대상을 전국, 전세계로 할 수 있어서 규모가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현재는 그저 관심을 가지고만 있는 상황이다.

 

▶ 또래 친구들이 뭐라고 하는가?

지금 취업한 친구들은 그저 놀란다. ‘니가 학교 다닐 때부터 사업한다 한다 하더니 결국 하는 구나라는 반응이 가장 많다. 대단하다며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많다. 취업한 친구 중 증권사를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특히 나를 부러워한다. 돈보다도 시간적 자유에 대해서 특히 더 부럽다고 말한다. 자신은 <, , , , , , >으로 일을 하는데 나는 오전 오후 시간을 여유롭게 활용하고 누구의 간섭과 지시가 크게 없으니 그런 것 같다. 자유로움에 대한 갈망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과는 거의 연락을 안 한다. 친구들이 먼저 연락을 하기도 불편해 하고 내가 먼저 연락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학교 다닐 때부터 다른 길을 가다 보니 대기업 취업 준비하는 애들과는 얘기할 만한 공통분모가 없다. 상황이 사람을 만드는 것 같다.

 

▶ 입사한지 일년 된 신입사원 친구가나도 너처럼 자유를 가지고 돈을 벌고 싶다. 이런 일 하려고 미친 듯이 스펙 쌓고 해서 회사를 들어온 것이 아닌데…” 라고 후회한다면 뭐라고 말해 주겠나?

그렇게 물어본 친구는 아직은 한 명도 없었다. 만약 누군가가 물어 본다면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일을 해보는 것을 조심스럽게 권하고 싶다.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이렇게 노력했나?’라고 후회가 된다면 다른 일을 하면 된다. 쉽다. 일이 지루하다고 의미 없다고 느끼는 것은 전체 중에서 극히 작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일에서 본인이 가치를 찾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기업 재무팀에서 전표처리만 하는 사람이 작은 기업으로 가면 재무회계를 혼자 다 해야 한다. 지루하다고 느낄 틈도 없을 것이다. 일을 크게 보는 눈도 생기고 일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도 알게 될 수 있다. 작은 회사가 대기업에 비해서 주목 받을 기회가 더 많을 수 있다.


▶ 28살에 대기업에 들어간 친구가 10개월만에 찾아와서 회사를 때려 치우겠다고 말한다면 뭐라고 얘기하겠는가?

때려 치우고 싶다면 때려 치워라원하는 일을 한번 해 봐라여태껏 원하는 대로 해 본일이 뭐가 있냐그렇게 말하고 싶다그런데 우스운 건 그런 친구들에게 ‘니가 원한다면 때려치우라고 말해주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하냐고 나에게 다시 묻는다대부분이 그렇다그럴 거면 말을 하지를 말던가 말이다내가 겪어 보니 충분히 준비된 사람에게 사회는 지옥이 아니다그건 어쩌면 자본가들이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공포의 울타리일지 모른다그렇게 말해 주고 싶다.

 

▶ 그럼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추천해 주고 싶나?

, 정말 절박한 친구라면 그리고 내 말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친구라면 그렇게 하고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은 이직을 쉽게 하지 못할 것이다. 대기업이 주는 장점 중 포기하기 힘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연봉, 그리고 사회적인 위치, 인지도도 중요한 부분이다. 당연히 부모님도 반대할 것이다.


▶ 대학교 3학년, 군대 다녀와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후배가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은?

나도 당시에는 길이회사취업밖에 보이지 않았다. 회사에 취업하지 못하면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회사 밖에도 길은 있다고 말해 주고 싶다. 장사를 할 수도 있고, 책을 쓸 수도 있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한 가지 길에만 목매지 말라고 해주고 싶다. 너무 급하게 취업에만 목매지 말고 다른 다양한 경험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책상에서 배우는 것보다 경험이 더 중요할 수 있다.





 


▶ 지금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

외롭다는 것이다. 회사에 있을 때는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외롭다는 것을 느끼기 힘들었다. 하지만 나와 보니 같은 생각을 공감할 사람이 없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인 것 같다. 스타트업 대표님들도 비슷한 것 같다. 돈을 빨리 벌어야겠고 매달 직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하다 보니 그 스트레스 때문에 외로움을 더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같은 처지에 있는 스타트업 대표님들끼리 술자리를 하는 것을 많이 봤다.

 

▶ 회사 생활 5년 했다. 아쉽거나 후회한 부분은 없었나?

특별히 후회되는 부분은 없다. 굳이 찾아보자면 거래처와 인간적으로 살갑게 잘 지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일이 너무 많기도 했고 KPI에 쪼이고 허덕이다 보니까 인간적인 관계를 충분히 맺지 못해서 그렇다. 대기업도 KPI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스타트업 같은 경우 숫자로 나타나는 성과가 투자를 받느냐 못 받느냐의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KPI의 경우는 투자를 못 받으면 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다. 회사 밖을 나와보니 신뢰를 근거로 한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회사의 기준만을 따르다 보니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회사에 있을 때는 어쩔 수 없었는데 나와서 밖에서 보니 너무 회사의 기준으로만 대했던 것이 아쉬운 것은 인정해야겠다.

 

▶ 사람들이 왜 이리 비슷한 인생을 산다고 생각하나? 힘들게 공부해서 대학가고 스펙 쌓아서 좋은 회사 가려고 하고 그리고는 용도가 다해서 버려지는 슬픈 루틴 말이다.

기본적으로는 교육의 탓이 가장 큰 것 같다. 아주 짧지만 사업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필요한 덕목은 용기와 부딪혀 보는 배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그런 것을 가르치지 않는다. 경험해 볼 기회도 많지 않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학교에서는 인내가 미덕이라고 가르친다. 또 군대에서도 암암리에 인내를 말한다. 인내를 가장 강요 받는 사람들이 바로 직장인 인 것 같다.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니어도 그냥 참고 견디며 버티는 것 말이다. 쉽게 포기하는 사람을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도 교육 탓인 것 같다. 세월호가 침몰할 때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진짜 가만히 있는 아이들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어릴 때부터 가만히 있는게 미덕인 교육 탓이다

아닌 것 같으면 바꿔야 한다. 스타트업 에서도 잘못된 BM이라고 시장이 말하면 당장 Pivoting을 해야 한다. 문제가 있으면 자신의 탓이고 내가 변해야 한다고 맹목적으로 말하는 미국식 자기계발서도 문제도 있다. 그런 면에서 프랑스의 청년들이 멋지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일했는데 사회에 일자리가 없는 것 사회 탓이고 정치 탓이라고 시위를 하고, 자발적 실업자가 되어 노동을 공급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를 망하게 하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다. 


지금 난 어린 나이에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경험을 쌓고 돈을 모아 내 사업을 하고 또 다른 것을 준비하고 있다. 이 행동의 시작은 하나의 생각이었다. “남들과 똑같이 살아서는 안되겠구나. 나의 삶, 내 인생을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지금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그 원칙과 생각을 기반으로 행동을 한 것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 같다. 내가 크게 성공한 사람처럼 얘기한다고 재수없어 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나는 지금의 내 모습도 충분히 자랑스럽다.

 

▶ 그런남들과 다른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본인의 생각이 과거 어떤 결정의 순간에서 그런 데이터를 찾았나?

뭐든 똑같이 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대학교 학과를 특이한 것으로 결정할 때도 그랬고 해병대를 선택해서 갔다 온 것도 그랬다. 학교에서도 힙합동아리를 한 것도 그랬다. 회사도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을 선택한 것도 그랬다. 그런 과거의 활동들을 보니내가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하고 싶은 욕망이 있구나.’라고 깨달았다. 선택의 과정에서 내린 결정을 보고 내 성향과 원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당신의 지금 삶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그냥 부러워만 하고 마는 사람들에게는 아무 말도 해 주고 싶지 않다. 그냥 부러워한다는 것은 하기 싫다는 감정표현의 반증인 것 같다. 정말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방법을 묻는다. 부럽다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심지어는 묻지 않고 실행을 한다. 나는 최근에 시간이 생기면서하고 싶다라는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난 최근 5년간사업하고 싶다. 내 일 하고 싶다.’라는 말을 수없이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곧하기 싫다와 같은 말이었다. 하고는 싶지만 힘들고 어렵고 시간도 없어서 하기 싫다는 것이다. 내 삶을 돌아보면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하고 싶다라는 말조차 하지 않고 그냥 행동으로 옮겼던 것 같다. 회사 다니면서때려 치워야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행동하지 않고 제일 오래 다니는 것과 같은 것 같다.

 

▶ 포괄적인 질문하나 하겠다. 아직 20대로서 기성세대를 볼 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내가 만난 기성세대 사람들은 지금의 청년들보다 열심히 하지 않는다. 그런 것이 청년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본다. 내가 상가건물을 찾을 때 100개가 넘는 부동산을 가봤는데 그 분들은 열심히 하지 않았다. 상가를 중개하는데 아파트 전월세 거래하듯 보고 맘에 들면 결정하라는 식이다. 그 동네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그 지역 부동산인데, 상권분석 리포트는 1장도 없이, 100만원에 가까운 중개수수료를 가져간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든 생각은청년들이 기성세대 분야에서 열심히만 해도 충분히 기회가 있겠구나. 저렇게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먹고 사니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 기성세대의 게으름이 청년들에게 기회라니…… 충격이다.

인테리어업체도 사업 준비하면서 20여개 가까이 만났다. 인테리어도 거래 건 당 몇 천에서 몇 억 단위의 현금이 돈다.  만났던 분들이 모두 40대 이상 이었고 10군데에 견적을 의뢰했는데, 그 중 엑셀표로 정리해서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 준 곳은 딱 한 곳뿐이었다. 나머지는 견적의 범위가 너무 포괄적이거나, 말로 대충 때우려는 곳이었다. 물론 그 분들도 그렇게 밖에 못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분명히 불편이 있고 그 불편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거다. 기성 세대들이 하는 비즈니스 중에 그런 개선이 필요한 곳이 많은 것이 젊은 세대들에게는 기회라고 본다. 오히려 기성세대들이 잡고 있는 사업 쪽에 기회가 더 많은 것 같다. 혁신이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IT 기반의 스타트업에는 너무 똑똑하고 잘하는 청년들이 많아서 혁신의 홍수다.. 청년끼리의 경쟁을 회피하며, 기성세대와 경쟁을 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본다.

 

▶ 회사를 떠난 직후와 9개월이 지난 지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우선 수익모델이 달라졌다. 직장인은 월급과 월급에 근거한 재테크와 투자다. 회사를 떠난 지금의 나는 운영 수익과 매각 시 자본이득이 주요 수익모델이다. 두 번째는 가치가 달려졌다. 직장에서는 막연히 인내하며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용기와 배짱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나는 기존 매장을 매각하고 다른 곳에 신규점포를 준비 중이다. 이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리스크를 안고 하는 투자다. 회사에 있었으면 이렇게 용기 있는 결단도 결코 내리지 못했을 거다.

 

▶ 10년 후, 서른 여덟. 그 때 어떤 모습이 되기를 원하나?

표면적인 모습을 얘기하자면 랩퍼 도끼(dok2)처럼 살고 싶다. 펜트 하우스에 살고 외제차를 몰고 다니고 싶다. 예전에 회사를 다닐 때는 삶과 일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많이 했었다. 사업을 하는 요즘은 그럴 시간이 별로 없다. 지금은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고 싶다. 100% 욕망에 충실하게 살고 싶다. 떳떳하게 돈을 많이 벌어서 원하는 것을 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너무 속물적이라고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어차피 한 번 사는 삶 아닌가.

 

▶ 먼저 인터뷰를 신청해 주었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질문지를 받고 인터뷰의 초점이 30대 중반 정도의 직장인이라고 느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 같은 삶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시간적으로도 여유롭고 회사 다닐 때보다 많은 돈을 벌고 신도시의 47층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다. 사실 직장을 다니는 많은 친구들이 나의 삶에 대해 궁금해 한다. 직장을 나와서 궁핍하지 않고 힘들지 않고 돈도 잘 벌고 잘 살고 있는 Life를 보여주고 싶었다. 직장인이 꼭 힘들고 괴롭지 만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것이 먼저 신청한 이유다. 또 이런 인터뷰를 통해서 또 다른 더 재미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  놀랐다. 28살의 나이에 5년 간의 회사경험이 있다는 것부터가 그랬다. 그와 나의 나이 차이만큼이나 생각의 골이 깊지 않기를 바라며 인터뷰는 시작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나의 아재스러운 생각을 들키지 않고 싶었고 동시에 그의 당돌함 멋짐에 놀랐다. ‘고작 스물 여덟 살 짜리가…’ 라는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이내 나는 스물 여덟 살에 무얼 했지?’하는 생각과 동시에 부러움이 들었다

그는 회사를 떠난 사람들의 애독자였다. 그리고 자신의 Life를 인터뷰를 통해 보여주고 싶어했다. 회사를 떠난 사람들의 삶이 단지 힘들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욕망에 충실하며 만족스러운 경우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아직 스물 여덟이다. 이 글을 읽는 누구라도 자신의 나이를 들여다 보며 한탄하지는 말자. 지금 당신의 나이, 그리고 해온 일을 다른 누군가와 비교한다는 것은 그저 자신을 괴롭히는 일일 뿐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 자신을 바로 알고 그 욕망에 충실한 채로 말이다.  ◀







Copyright 직장생활연구소회사를 떠난 사람들   kickthecompany.com by 손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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