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무님은 전략이 있습니까?



빅데이터, IoT, AI, VR 등 트렌디한 단어들이 주변에서 들리고 있다. 기업들은 이런 트렌드에 맞춰 사업방향이나 포트폴리오를 검토한다. 이러한 과정은 전략 수립의 일부이다. 하지만 전략이란 트렌드를 이해하고 이제 우리의 사업방향도 한 번 분석해볼까 혹은 시작해볼까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전략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전략환경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전략을 수립할 때 어떤 것들을 봐야 하느냐이다. 우리가 봐야 할 항목은 변함이 없지만 봐야 할 내용은 수시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맞게 사업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수 많은 데이터의 분석이 아니라 이러한 분석이 필요한지에 대한 이유를 묻는 질문이다.

 



“가장 심각한 실수는 잘못된 대답이 아니라 잘못된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비롯된다."

- 피터 드러커 - 




  “피터 드러커의 5가지 질문”

      1. 우리의 사명은 무엇인가?

2.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3. 고객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4. 우리의 결과는 무엇인가?

5. 우리의 계획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너무 빤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당연히 우리는 사업, 고객, 가치 등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5가지 질문이 왜 중요할까?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잊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이 질문들을 통해서 우리는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나의 사업은 A다’라고 단정 짓는 것이 아니라 지금 시점에서도 ‘나의 사업은 A일까?’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관점을 바꾸고 본질을 파악하는 질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멜론이나 지니 같은 음원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다면, 우리의 사업은 ‘사람들에게 언제 어디서든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의 본질이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우리의 사업은 ‘사람들이 언제 어디에 있든 항상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 사업의 고객은 더 확대될 뿐만 아니라 가치도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또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단순한 질문 같지만 나는 이러한 것들이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는 ‘전략적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의 사업전략 보고서를 쓰느라 수많은 자료에 둘러싸여 있을 때, 텍스트에 매몰되어 중요한 키워드를 생각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보는 것=아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피터 드러커의 5가지 질문은 그냥 누구나 한 번쯤 본 질문으로 전락한다. 회사를 다니고 있는 사람 중에 5가지 질문을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질문을 스스로 생각해보고 느껴본 사람은 많지 않다.

 

과거 벤처기업들이 실패한 이유 중 하나는 ‘기술에 대한 확신’이었다. 자신의 기술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이 장밋빛 전망만 보여주었다. 그리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다.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최고라고 생각해야 더 나은 고객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에 실패했던 많은 기업들이 만약 이런 질문을 했다면 어땠을까?

 







“우리 기술 혹은 제품과 서비스가 정말 시장에서 최고일까?

 

이러한 질문들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어떤 일에 대한 검증을 하게 해준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 보다 내가 가진 제품이 왜 시장에서 중요한지 검토하게 해준다. , 보유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왜 중요하고 무엇을 해야 고객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질문은 전략의 관점이나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트리거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는 정말 음원서비스를 하는 회사인가?’라는 질문은 관점을 정의하는 질문이다. 음원서비스 회사가 아니라면 어떤 회사인지 재정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 개발은 ‘왜 선풍기는 꼭 날개를 써야하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지금이야 날개 없는 선풍기가 당연하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선풍기는 1882년에 최초로 개발된 이래 100년 이상 날개를 달고 있었다. 다이슨 제품 이전에 날개가 없는 선풍기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질문을 통해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는 4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제품으로 출시되었고 《타임》지에 혁신적인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경영에서 질문의 중요성은 신제품 출시뿐만 아니라 경영 전반에 걸쳐 있다. H&M, ZARA 등과 함께 패스트패션의 선두주자인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서 지금의 유니클로를 만들었다. 아버지가 경영하던 시골 양복점에서 일하던 그는 “장사를 크게 하려면 고객층이 한정되지 않는 캐주얼웨어가 장래성이 있지 않을까?” “남녀노소 구별 없이 입을 수 있는 평상복이 장래성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했다.21 그리고 유니클로 1호점을 1984년 히로시마에 오픈했다. 그는 사업구상뿐만 아니라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흔히 SPA 브랜드라고 하는 지금의 유니클로를 만들었다.

 


      “저가에 고품질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획제작유통 전 과정을 장악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점장이 주역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처럼 질문은 전략의 기초가 된다. 그럼, 우리는 어떤 질문을 어떻게 던져야 전략적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나아가 전략적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1. "현실을 직시하는 질문"

분명 잘못된 혹은 질문을 던지면 논쟁이 발생할 수 있는, 암묵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현실에서 누구나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그런 질문은 전략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2. "사람이 아닌 솔루션에 중심" 

질문이 누가 맞고 틀린지를 판가름하는 것이 아닌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조직 내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자칫 잘못하다가는 사람에 중점을 두기 쉽다.


3. "질문이 자연스러운 문화" 

‘우리는 A가 필 요하다’가 아닌 ‘우리는 왜 A가 필요할까’라고 묻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비판적 질문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개방된 조직문화와 함께 개방된 질문이 필요하다. 질문을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고, 또 "니가 질문했으니 니가 해라" 라고 말하는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 



 

2017년 사업방향을 설정하는 지금, 당신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단순한 호기심 어린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아니며 관점을 전환하고 사업의 본질을 묻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분석 이전에 방향 설정이 먼저고 그 방향 설정은 당신의 전략적 질문으로부터 나온다.

 




Written by 박경수   Edited by 직장생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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