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채용방식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 직장인/직장인 생각들
- 2014. 11. 3. 08:30
삼성그룹이 20년 동안 실시해온 ‘열린 채용’시스템에 변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변화의 내용을 요약하면 SSAT의 응시인원을 제한 하는 것이다.
사실상 SSAT의 응시기준에 절대적 잣대를 적용하니 높아지는 응시자의 스펙만큼 너무 인력이 응시하여 관리자체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SSAT 응시인원을 채용 인원의 5배수 정도로 제한하는 방안을 집중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SSAT 응시인원을 추려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두 번째는 삼성이 채용방식을 바꿀 것이라는 것이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내년 상반기 3급 사원 공채부터 채용방식을 기존과 다르게 개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 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1일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채용제도 변화와 관련해 “여러 채용제도를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라며 결정이 되는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Business Post. 2014년 10월 2일 발췌, 일부 편집 –
삼성의 채용방식이 바뀐다는 것에 두 가지 생각이 든다.
우선 삼성 내부에서 현재의 '채용방식 변화의 필요'를 느꼈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채용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볼 수도 있다. 삼성하면 떠오르는 말은 바로 ‘관리의 삼성’이다. 그 만큼 인사적인 부분에서 지나치리만큼 철저한 곳이다. 이런 곳에서 채용 방법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 임원까지 동의 했다면 조직 내부에서 실제로 인력 문제로 인한 지속적인 시그널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삼성의 파급력 이다.
삼성이라는 국내 1등 기업에서 채용방법을 바꾼다면 다른 기업들도 채용방법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 그 파급력은 다른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까지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칠 것이고, 나아가 길게는 HRD 큰 물줄기의 변화까지로 불러올 수 있다.
나는 삼성채용 방식의 변화의 이유를 두 가지로 추측해 본다.
첫째는 '상또라이'들은 가려내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내가 만약 인사 담당자라면 신입사원을 뽑고 나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조기 퇴사이다.
조기 퇴사를 회사 입장에서 보면 회사의 금전적 손실이 크다. 하지만 회사에서 더욱 크게 걱정하는 것은 퇴사하는 직원들이 전하는 부정적인 감정의 전파다. 최고라고 생각하는 조직을 나가서도 잘 살고 더 행복하게 지내는 동료들이 있다면 조직 내부의 사기는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어느 인사담당자의 말을 들어보면 요즘 친구들은 연기를 너무 잘한다고 한다. 면접 볼 때부터 입사가 확정되고 신입사원 교육을 받을 때 보면 이처럼 열정적이고 창의적일 수가 없단다. 하지만 부서 배치만 받으면 신입사원이 아니라 마치 파랑새 증후군에 시달리는 대리 2년차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 모습을 오래 봐온 인사 담당자는 신입사원들이 선택 받기 위한 모습에서 입사 후 본인의 원래 인격으로 돌아간다고 표현을 했다. 진짜 자신을 감추고 회사가 원하는 모습으로 연기를 한 후 현업에 배치 받고서는 원래 자기가 되는 ‘이중인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몇몇이 있다고 했다.
삼성은 변경되는 SSAT에서 국사와 근 현대사의 ‘역사적 지식’의 비중을 늘릴 것 이라고 말했다. 이 부분은 단지 역사지식을 외운 것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견해에 답을 통해서 사회와 역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수준의 역사관에서 벗어남이 없는지, 조직에 융화에 문제가 될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가려 내고자 할 것이다.
쉽게 말해 과연 면접 프로세스에서 이런 또라이를 가려낼 하나의 필터를 더 설치한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이중인격자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일베충’ 혹은 예를 들어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석기’ 와 같은 조직 내 위험 인물을 최대한 솎아내고 싶을 것이다. 이러한 조직의 결속과 지속성에 해가 될 수 있는 ‘상또라이’를 가려내고자 하는 근 현대사 관련 내용은 SSAT나 면접에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회사별로 SSAT의 변별력을 강화 할 수 있다.
현재 SSAT는 ‘언어, 수리, 추리, 시각적 사고, 상식’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원회사 별로 SSAT의 문항과 영역이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응시자는 서로 다른 시험문항이 출제될 수 있다.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과 필요한 능력이 확실히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혹은 각 회사 내에서도 연구직과 기획, 홍보직의 문항을 다르게 할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선별적인 문항 준비에 많은 시간과 엄청난 정교함이 필요하기에 당장 실행 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회사별 특성에 부합하는 SSAT에 영역을 추가하거나 가산점의 비중을 달리하는 방법 등이 우선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 된다.
조직에 속해 있는 사람은 '조직의 관성'을 벗어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조직에 속하려는 사람은 조직이 추구하는 미래 가치를 좇는다. 그러다 보면 조직에 새로 들어오는 자와 조직 안의 인력들은 심각한 가치의 충돌을 겪는다. 수 년 전에 입사한지 1년도 안되어 장문의 편지를 남기고 퇴사한 삼성물산의 직원이 대표적인 경우다. 수백 년 전 동굴 벽화에도 요즘 애들은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쓰여있다. 시대는 급변하고 사람도 변한다. 채용도 변하는 것도 당연하다.
완벽한 채용방법은 없다. 가장 최선의 방법만이 있을 뿐이다.
삼성이라는 거대기업이 채용프로세스에 대해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는 방향을 감히 마음대로 예측해 보는 것도 여기 직장생활연구소의 유쾌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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