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정리해고. 실제 회사는 어떻게 할까?
- 직장생활/직장생활 칼럼
- 2013. 4. 29. 07:30
누군가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무한도전"이라고 말을 한다. 한 주간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는 빵터지는 예능, 예능속에 디테일 하게 숨어 있는 사회부조리에 대한 촌철살인,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든 공감과 감동이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그 중 "무한상사" 에피소드는 현재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애환과 고민을 가감없이 보여주어 큰 갈채를 받았다. "무한상사"에서 보여준 정준하의 정리해고는 정말 많은 공감을 주었던 장면으로 직장인들을 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렇다면 실제 회사가 사람을 자를 때는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 살짝 알려 주고자 한다.
가장 많은 경우는 공식적으로 인원 감축을 발표하고 구조조정 신청을 받는 것이다.
무한상사처럼 "팀에서 한 명을 해고하라"는 경우는 현실에서는 조금 극단적인 실행 방법이다. 인원감축이 필요하다면 회사는 가장 많은 인력을 줄여야 하는 부문이 어디인지 시장전체의 상황을 고려하고 또 회사 전체의 포트폴리오를 감안하여 선정한다. 그리고 그 사업부 전체에서 사람을 줄여 나가는 식으로 진행 시키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회사 전체를 대상으로 인원감축을 진행할 경우 젊고 쓰임새가 많고 월급대비 효율이 좋은 대리급 이하 사원의 무더기 이탈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10년이상 장기 근속자" 라던가 "차장 이상 직책" 으로 그 대상을 한정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 전체를 대상으로 인원감축을 한다는 것은 곧 회사 자체가 망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인 경우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최근의 조선업으로 유명한 모 기업은 무리한 계열사 확대와 방만한 경영 그리고 사업분야의 경기 불황으로 인해 전체 인원 감축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기사를 읽은적이 있다. 바로 그러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내실을 다지고 어려워지는 경영환경을 만회하기 위한 정리해고는 전체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는 비교적 적다.
유통업을 예를 들면 대형마트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사회전반적으로 상생을 외치며 대기업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횡포를 말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신규 출점이 어려워 졌다. 이와 같이 회사나 사회적으로 볼 때 명백한 명분이 있을 경우는 공식적으로 언론에 까지 노출시키며 정리해고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 경우 회사내의 인력들은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할 것이 자명하지만, 시장의 입장에서는 회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기에 주가에는 오히려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두번째는 먼지를 털어 꼬투리를 잡아내는 것이다.
이는 주로 직책이 높은 사람을 자를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감사팀을 이용한다. 감사팀은 사내의 부정을 찾아내는 것이 주요 업무이므로 자연스럽게 담당 업무를 하되 그 대상을 타겟으로 삼은 사람들로 한정하기만 하면 된다. 마치 국가에서 기업을 압박할 목적으로 국세청 등 공식적인 조사기관을 이용하는 것과 같다.
세상에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절대로 없다. 이 먼저 털이 방법의 시작은 바로 "법인카드" 이다. 법인카드 사용처를 모두 분석하여 부정하게 사용했는지를 찾아내고 아울러 관련 업체와의 미팅이나 골프약속 등을 알아내어 거래관계 업체에게 부당하게 수취한 향흥이나 금전이 없는지를 찾아낸다. 이러한 방법은 실제로 사람을 자를 때도 사용하지만 약점을 잡아내어 자신의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만드는데 놀라운 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때때로 사용되기도 한다. 물론 아주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 사원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통상적으로 임원이 큰 이유없이 퇴직했을 경우 후문으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직책이 낮은 직원도 이 법인카드 사용에는 일말의 양심의 가책이 없도록 해야 한다.
세번째는 책상을 빼버리는 경우다.
직장인 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정도는 "너 자꾸 그러면 책상 뺀다" 라는 말을 농담으로라도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 방법은 아주 심플하다. 직책을 파서 책상을 빼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 "** 팀 팀장"으로 되어 있는 사람을 발령시에 그냥 "**팀"으로 발령을 내고, **팀에는 새로운 팀장을 발령이 나는 경우다. 그러면 기존의 **팀 팀장은 소위 면팀장이 되고 팀원으로 강등되는 경우다. 이를 "보직해임"이라고 하며 "면팀장, 임팀원"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면팀장이 되는 경우는 회사의 인사적으로 볼 때 부당한 경우라고 말하기에는 비약이 있다. 그러나 업무상 뚜렷한 사유가 있다면 가능한 경우기 대문이다. 그러나 명확한 사유가 없고 새로운 팀장이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직책이 낮은 경우라면 상황이 다르다. 아무도 공식적으로 입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이 경우는 회사를 나가라는 암묵적인 압박이라고 모두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면팀장 이후에 아무런 인사조치가 없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럴 확률이 높다. 면팀장 임팀원이 되었을 경우 회사생활을 계속 할 수는 있으나, 면팀장 후 인사조치가 없을 경우는 회사에 있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도 회사를 나가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자리를 새로운 팀장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책상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인내심을 공격하는 경우다.
위에 언급한 내용이 주로 팀장이상 상위직책을 대상으로 한 경우라면 이 경우는 소위 "워킹레벨"인 대리, 과장급에도 적용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TF로 발령을 내는 것이다. 물론 회사마다 필요에 따라 다양한 TF가 있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TF는 아무런 목표가 없이 그저 이름만 있는 TF를 만들고 발령을 내는 경우가 이 경우에 해당된다. 그 TF의 이름은 누가 들어도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회사 내 뚜렷한 자리도 없이 비어있는 층의 회의실을 그 사무실로 쓰는 경우라면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 그 회의실로 자리를 옮기고 나니 모여있는 사람들이 회사에서 일 못한다고 다른 부문까지 소문이 나있는 사람들만 모여 있는 경우라면 정말 빼도 박도 못하게 확실한 경우다. 회사에서는 공식적으로 나가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때 보다 더 큰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이 경우 버티면 된다.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고, 사무실도 회의실이지만 월급은 꼬박 꼬박 나오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이 상황이 부럽다고 말한다. 회사에서 일은 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칼퇴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럽다는 것이다. 물론 아주 독한 사람의 경우 이 상황을 즐길 수도 있다. 회사에 꼬투리 잡히지 않도록 더더욱 근태 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자신이 평소 하고 싶었던 일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 중 정말 회사에 남아야 한다고 굳게 마음먹고 있는 사람은 계속 놀지 않고 지속적으로 세일즈 확인, 업무 확인, 시장조사 등을 하고 레포트를 작성하여 사업부장과 인사팀장에게 매주 보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 노력과 태도를 회사에서 고려하여 상황이 나아졌을 때 다시 현업의 업무로 복귀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주일 정도는 스트레스 속에서 그리고 다른 일주일은 편안하게 지내다가 조금씩 조금씩 지쳐 가게 된다.
가장 큰 이유는 회사 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다. 평소에 친했던 사람도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게 되고, 마주쳐도 그냥 상투적인 인사만 하고 지나가게 되면서 자신이 회사의 유령이 되어 가고 있다고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네 가지 경우는 경험하기 쉽지는 않지만, 실제 회사에서 발생하는 Real 상황이다.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것보다 더 슬프고 무서운 상황이 우리 주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다. 그러기에 직장인은 스스로를 더욱 더 잘 살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학생에게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듯, 직장인에게는 회사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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