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찌라시



나는 길거리에서 나눠 주는 찌라시를 모두 받는다. 

내가 처음으로 한 아르바이트가 바로 찌라시를 나누어 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1995년. 상명 여자대학교 앞, 등교시간. 정말 쪽팔렸다.  

고개를 숙인 채 받지도 않는 전단을 돌리고 시작한 하루는 정말 기운 빠지는 날이었다.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은 어깨가 늘 쳐져있었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이런 자괴감을 느껴야 하지?" 

"왜 알바를 하며 쪽팔리고 패배감이 들어야 하는거지?"


화가 났다.






그리고는 이내 생각을 바꿨다.


"내가 어디 가서 이렇게 많은 여학생들을 볼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들에게 좋은 음식점과 학원을 알려주는 일이 뭐가 잘못된 일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창피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관점을 바꾸니 모든것이 달라 보였다. 

오히려 그들에게 좋은 음식점과 다이어트를 돕는 체육관을 알려준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했다. 

일주일이 후딱 지나갔다.



현상은 그대로다. 하지만 자신의 관점을 바꾸면 현상이 바뀔 수 있다.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를 펼칠 필요도 없다. 

경험해 본 사람만이 그 일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 

그들이 내미는 손의 민망함과 고단함을 알기에 찌라시를 모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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