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떠난 사람들 5_ 이투 피플의 에너지 배달부 김진호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투피플 운영자인 김진호 입니다. <딜리버링 에너지>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하루 일상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보통 낮에는 사람을 만나거나 책 읽고 생각하는데 보내고, 저녁에는 영어 스터디 진행과 강의를 하거나 모임에 참석한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과 예배 드리는 시간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시간은 자원이다. 그래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생산적으로 활용할지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삶의 질이 나아지는 것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가능한 미리 계획을 세우려 한다. 주로 일요일 아침에 스타벅스에 가서 주간 계획을 세운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하루의 계획을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예기치 않은 일들이 생기면 우선순위를 정하고 순서를 바꾸기도 한다. 


▶ 최근에 가장 중점을 두고 하고 있는 일은?


개인적으로 잘 하는 것 중 하나가 5년, 혹은 10년을 미리 당겨 보는 것이다. 지금처럼 이렇게 살면 나의 5년, 10년 후가 어찌 될지 고민을 많이 한다. 그것이 원하는 그림이 아니면 내가 원하는 미래를 현실화 시키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 만나야 할 사람, 읽어야 할 책, 갖추어야 할 능력을 찾고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회사이야기를 해보자. 최고의 기업이라 불리는 삼성전자를 오래 다니지 않고 퇴사 했다. 

   회사에서는 어떤 사람 이었는가?


평범한 회사원 이었다.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연구소에 근무 했는데, 8시에 출근하고 11시 퇴근하는 일상이었다. 주말 이틀 중 하루는 출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그 당시에는 개인적인 시간이 거의 없었다. 개인적으로 어디서나 평균 이상 하자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신입사원이었던 처음 석 달 동안 새벽 5시에 출근을 했었다. 빠르게 배우고 적응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늘 어떻게 하면 일 처리를 빠르게 하고 쉴 수 있을까를 궁리했었다. 동료들과 비교하면 나는 아주 열심히 일했던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되돌아보면 엔지니어로서 회사에서 일했던 2년은 월급을 받으면서 일을 배웠던 고마운 기간이 아니었나 싶다. 


▶ 왜 회사를 그만 두었는가?


앞서 말한 것처럼 내가 잘하는 것 중 하나가 5년 후, 10년 후를 당겨서 보는 것이다. 5년 후, 10년 후의 모습을 바로 옆에서 일하는 과장님과 부장님의 모습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분들은 늘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 보였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보통 회사원들은 50세를 전후로 퇴직을 한다. 그 당시 내 인생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는 30~40대를 회사에 쏟아 부을 것인지 나에게 투자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을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에 써보면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기도 했다.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침 8시부터 밤 10시~11시까지 회사에 있었기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새벽 3시45분에 일어났다. 4시부터 6시 반까지 책을 읽고 출근 했다. 새벽에 출근하고 회사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난 후에도 책을 읽었다. 의도적으로 책 읽을 시간을 확보하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계속 생각했다. 


▶ 왜 꼭 옆자리의 선배가 5년후, 10년후의 자신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나? 그렇게 안 될 수도 있지 않나?


만약 그 때 회사에 롤 모델이 있었다면, 그 회사를 계속 다녔을지도 모른다. 내가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선배들의 삶은 달랐다. 모두 훌륭한 선배들이었지만 그들의 삶에 자신의 인생은 없어 보였다. GOD의 노래 가사처럼 이 길의 끝은 어디일까라는 생각도 자주 들었다.








▶ 새벽 책 읽기 이외에 다니면서 그만두기 위해 준비 했던 것은 있었나?


영어 스터디를 입사 전부터 참석했다. 입사 후에도 영어 스터디를 꾸준히 참석했는데, 회사 밖에 있는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회사 안에 있는 사람과 대화하면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시야가 좁아진다. 영어 스터디를 통해 영어 실력을 늘리기도 했지만, 성취 지향적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나에게는 더 좋았다. 처음에는 영어 스터디 카페를 사업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냥 무엇인가를 시스템화시키는 것을 좋아해서 주말 시간을 활용하여 비영리 영어 스터디를 4개 정도 만들어서 운영을 했다. 그 당시 참석했던 영어 스터디 카페에 40대 중반의 운영자가 있었는데, 내가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퇴사 6개월 전부터 사업으로 영어 스터디 카페를 준비했고, 사업에 관련된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 젊을 때라도 회사를 그만두고 나면 나태해 질 수도 있고 불안해 지거나 공포감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 것은 없었나?


회사 다닐 땐 새벽 3시 45분에 일어 났는데 퇴사 후에는 게을러졌다. 퇴사 후 첫 두 달은 갑자기 늘어난 시간을 통제하기 힘들었다. 석 달째부터 방황하지 않고 사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감옥에서 통제 받으며 살던 죄수가 사회로 나와서 화장실 갈 때도 물어보는 장면이 기억난다. 그리고는 자유를 못 견디고 자살했다. 시스템에 길들여 있다가 갑자기 자유가 생기면 그것을 감당하지 못해 자신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경우가 생긴다. 회사를 그만둔 후에는 빠르게 자신의 리듬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 “프리즌 브레이크”라는 미드를 보면 주인공이 누명을 쓴 형을 탈옥시키기 위해 모든 계획을 세밀하게 짜고 감옥으로 들어간다. 퇴사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계획을 짜지 않고 나가서 무언가 할 것을 찾는 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것 같다. 준비를 아무리 많이 해도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진다. 꼭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계획이 있다면 목적지에 갈 수는 있다고 본다. 


▶ 만약 회사를 그만둘 당시 결혼했고 자녀가 있다면 같은 선택을 했을까?


만약 그 당시 결혼을 했더라도 아내를 설득해서 퇴사를 하고 내 사업 준비를 했을 것 같다. 아내와 자녀가 있으면 퇴사 결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결국 한 번은 거쳐야 할 이벤트라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 회사를 그만두고 강남에 영어 스터디 카페를 차리기 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


바로 카페를 임대하여 시작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빈 강의실을 빌려서 영어 스터디를 시작하며 회원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영어 스터디에 참석하는 회원수가 한 100여명 정도 되었을 때 따로 장소를 임대하여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강남이라 임대료가 꽤 비싸기 때문에 처음엔 피가 말랐던 기간이 있었다. 처음 서너 달은 계속 적자였다. 그 이후에 수익이 늘어나서 회사 월급을 넘어섰다. 더 좋았던 것은 개인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 퇴사 후 가장 힘든 시기는 언제였나?


결혼을 하고 아기가 생기면서 집중력이 분산 되었다. 자영업이라는 것 자체가 내가 얼마나 일에 에너지를 쏟아 붓느냐가 그대로 성과로 나온다. 가정과 일의 균형을 위해 일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었다. 하지만 영어학원에서 진행되는 영어 스터디, 외국인 친구를 만드는 모임 등 영어 스터디를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생기면서 회원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 때 다시 5년 후를 생각하니 이 사업이 안정적일 수만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결국 어떤 사업이든 상황이 변하면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과 함께 모든 사업은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블로그에 인터뷰를 꾸준히 올리는게 특이하다. 어떤 이유로 시작하게 되었는가?


지금까지 75명의 에너지가 넘치는 CEO와 작가들을 인터뷰했다. 일을 하면서 사업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성공했거나 성장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그들의 성공 비결을 묻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하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 당시에는 기자가 아닌 일반인이 인터뷰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처음에는 지인 중에 배울 점이 있는 사람들부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 후에는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는 저자 분들에게 연락을 하여 인터뷰를 부탁했다. 인터뷰 횟수가 늘어나면서 종종 작가님들이 인터뷰를 해달라고 먼저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면서 책으로는 얻을 수 없는 살아있는 지혜와 뜨거운 열정 등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나는 “Growing & Sharing” 즉, 나의 성장과 좋은 에너지 공유를 취지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에너지인터뷰는 그런 취지에 잘 들어맞는 프로젝트이다.


▶ 정말 힘들게 들어간 회사를 일년도 안돼서 박차고 나오는 신입사원들도 있다. 

    그들에게 한 마디를 해 준다면?


얼마 전에 머그컵 한쪽에는 “취업하고 싶다.” 다른 쪽에는 “퇴사하고 싶다”라고 되어있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사람은 안정되고 소속되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런데 소속이 되면 본인이 원하는 자유가 간절하다. 어떤 이유든 나오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지만, 아무 계획 없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현명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회사도 정말 많이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일단 자신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기 전까지는 회사에서 많은 것을 배우기를 바란다. 회사에서는 일도 배우지만 인내심과 인간관계도 배울 수 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반드시 생각하길 바란다. 그런 고민 없이 기분으로 회사를 나오는 것은 그저 현실 도피인 것 같다. 최소한 일년 이상은 생각이 아닌 구체적인 준비를 하길 바란다. 


▶ 만약에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취업 혹은 창업 어떤 것을 택하겠는가?


나는 창업에 도전 할 것 같다. 창업을 한 경험이 있다면 취업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취업을 목표로 하면 취업이 될까 말까 하지만 창업에 도전해서 행동하는 사람이라면 회사에서 탐내는 인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반드시 창업이 아니라도 스스로 돈을 버는 경험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대학생일 때 어떤 일이든 스스로 돈을 벌어서 학비도 대고 여행도 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면, 그것이 자신의 삶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지금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영어 스터티 카페 운영, 블로그 운영, 책 쓰기, 블로그 관련 강의도 있고 

    집에서는 가장이자 아빠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꼽는다면?


한 때는 구본형 선생님이 롤모델 이었다. 글을 쓰고 강의를 하고 사람을 키우는 그 분을 보면서 그 삶이 부러웠다. 지금은 고인이 되셔서 만나 뵙지 못하지만,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삶은 매력 있다. 돈 걱정 없이 글을 쓰고 내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수입원을 만들어야 한다. 지속적인 수입원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내가 꿈꾸는 삶을 만들어가는 그런 과정 하나하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항상 끝 모습 혹은 미래의 모습을 그리는 것 같다. 10년 후 어떤 모습을 그리고 있는가?


5년 후는 가족과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 예를 들어 365일 중 65일을 떼어서 매월 4박5일씩 해외로 가족여행을 다니는 것이 꿈이자 목표이다. 일년 동안 총 열두 번의 가족 테마여행을 다녀와서 가족 모두가 저자가 되어 여행의 경험담과 사진을 함께 담은 책을 한 권씩 내는 것이 꿈이다. 이 책을 사볼 필요는 없다. 소량만 인쇄하여 소장용으로 갖고 있어도 좋고 잘 되면 출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매달 가족여행을 다니는 것은 돈이 많이 필요한 꿈이다. 하지만 꿈과 현실의 갭을 느끼는 순간 그 갭을 메우기 위해 Creative 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힘들지만, 관점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면 가능한 수단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 5년 후 이투피플은 어떤 모습이 될까?


현재는 영어 스터디와 어학연수상담을 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들이 모이는 공간을 꿈꾸고 있다. 영어 스터디와 어학연수상담뿐만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독서모임, 맛있는 요리를 하고 레시피를 공유하며 요리를 나누어먹는 요리미팅, 특별한 여행을 기획하는 사람들의 모임, 건강과 미용을 위한 스터디, 자기계발 모임 등 다양한 주제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싶다.


▶ 마지막으로 오늘 인터뷰는 어땠나? 그동안 인터뷰어로 역할이 많았는데.


나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하신 것 같다. 질문이 좋았다. 인터뷰 질문을 받으면, 그 순간 나도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다. 평소에 흩어졌던 생각들이 그런 질문들을 통해 정리가 되고, 다시 한 번 나의 과거부터 미래까지 점검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나와 동년배 였기 때문일까? 그가 하는 말에 격하게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있다. 

       인터뷰를 하면서 다음 질문을 미리 예상이라도 한듯이 먼저 얘기를 해 주었다. 동년배의 친구가 먼저 도전하여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큰 위안 되었다. 에너지를 배달하며 영어 스터디를 이끄는 당신.

       10년후를 당겨서 미리 바라보고 준비하는 김진호 님의 앞으로의 걸음들을 응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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