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떠난 사람들 9 _ 실력으로 만든 점을 이어가는 마케터 윤영안

▶ 자기소개

네, 79년생 37살의 청년 윤영안 입니다. 딸 둘의 아빠이기도 하고요, GS홈쇼핑, 이랜드를 거쳐서 현재는 프리랜서 마케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알려 달라

남들에 비해 대학 입학이 좀 늦었다. 중학교부터 알바를 했었는데 그렇게 야생에서 일하고 배우는 것을 즐겼다. 97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길거리에서 노점상을 했었다. 본격적으로 장사를 하기 위해 군대를 다녀왔고 그리고 다시 공부를 해서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 03학번으로 입학했고 경영학을 복수전공 했다. 그래서 또래보다 대학 입학이 많이 늦었다. 졸업 후 GS홈쇼핑 인턴부터 시작해서 2007년 신입으로 채용되어 일했다. 금융서비스라는 무형의 서비스를 가지고 GS 홈쇼핑의 인터넷 채널 마케팅을 담당했다. 2011년 퇴사 후 이랜드로 이직해서 유통사업부의 전략기획실과 마케팅 팀에서 일했다. 사내 컨설팅펌에서 이랜드의 유통부문에 대한 프로젝트, 교육, 컨설팅, 신규 오픈 등을 담당했다. 이랜드 에서는 2011년부터 2014년 까지 일했다.

 

▶ 노점상 일, 군대 전역 후 학교 입학이면 다른 사람에 비해 조금 늦은 시작인 듯 하다.

학교를 다닐 때는 내가 늦은 느낌이었는데 사회에 나와보니 꼭 늦은 것 만은 아니었다. 군대는 다들 가는 거고, 남들이 어학연수 등의 스펙을 쌓을 시간에 나는 장사를 하며 일을 배웠던 것 같다. 입사해 보니 동기들 나이대가 거의 비슷했다. 늦은 거라면 학번뿐이었다. 그래서 인지 학교에서는 공부, 학회 활동, 공모전 참여 이외에는 거의 하지 않았다.

 

▶ 노점상, 군대 전역 후 대입을 준비하려면 힘들었을 것 같다. 공부를 원래 잘했나?

공부를 잘하지 않았다. 중학교 때 우수했던 성적이 고등학교에서는 거의 바닥이었다. 군대를 갔다 온 후 약 6개월 정도를 정말 미친놈처럼 공부만 했다. 머리가 좋지는 않았는데 사람이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구나 라는 것을 대학입시 공부하면서 경험했다. 그 전까지는 노력이란 말 자체가 내 인생에는 없는 말이었다.

 

▶ 그 당시의 미친 공부 후 대학입학 이라는 성취의 경험이 사회생활에도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맞다. 뭐라도 행동하면 그 만큼의 결과는 반드시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미친놈처럼 공부만 했기에 겨우 대학에 갈 수 있었다. 대학교 때 공모전이나 회사에서 “시도해 보는 것”의 위대함과 필요를 깨닫고 계속 시도해 보고 노력했다.

 

▶ 회사에서 한 업무를 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이랜드 경력공채 1기로 그룹 전체 전략기획실에서 컨설팅을 하기 위한 트레이닝을 몇 달간 받았다. 어찌 보면 이랜드 그룹전체의 가장 핵심부서에서 일을 배웠다. 그 후 유통사업부에서 약 20여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예를 들어 ‘유통 고객들을 위한 CRM 프로그램 설계’, ‘유통부문 CS 진단 프로젝트’, ‘유통사업부 수익 체질개선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 대학교 때 배웠던 경영학에 대한 모든 이론을 거의 모두 실제로 수행해 볼 수 있었다. 정말 빡세게 일을 했는데 그 결과로 배우는 것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그리고 프로젝트 결과가 대표 이사에게 직접 보고되는 것이었고, 직접 보고를 수 차례 했었다. 대표이사를 가까이에서 보면서 ‘경영자는 이런 생각을 하고 이렇게 의사결정을 하는구나’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나아가 ‘나도 이런 경영자, 대표이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키워나갔다.

▶ 회사에서의 커리어가 좋다. 부럽다. 업무적으로 배우는 것도 많았던것 같고.

회사를 그만두자마자 어디에 이력서를 올린 것도 아닌데 헤드헌팅 사에서 연락이 제법 왔었다. 하지만 똑같은 대기업 생활이 이어질 것 같아서 모두 거절했다.

 

▶ 회사에서 윤영안은 어떤 사람이었나?

나는 워커홀릭 이었다.

GS 홈쇼핑은 좀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가끔 회식도 했는데 차라리 그 시간에 일을 해서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었다. 선배들이 술자리에서 사회를 보게 하고 Arrange 하는 일을 시켰다. 물론 회사를 오래 다닐 생각이라면 그런 라인도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하지만 정치보다는 일을 배우는 것에 집중하고 싶었기에 크게 내키지는 않았다. 그 당시는 사람보다 일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얘기를 들어보면 회사에서 잘 나갔다. 일도 잘하고. 그런데 왜 그만 뒀나?

GS 홈쇼핑에서 대리 승진 후 나름 배울 만큼 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더 크게 더 많이 배우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 그리고 홍보팀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알음 알음 연결해 홍보팀에서 받아주기로 했는데 내 사업부에서 놔 주질 않았다. 배움에 대한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다가 그게 안되니 회사를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랜드 에서는 퇴사하기 직전까지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밤을 세우며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어 일했다. 그런데 그 노력의 결과는 남을 위한 것이었다. 이 노력의 시간들이 온전히 내 것이기를 바랬다. 이 개고생과 노력을 나를 위해 쓰면 더 재미있고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대표이사님에게 직접 보고 하며 대표의 마인드를 조금은 배웠기에 나도 직접 대표가 되어 일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결과를 위해 밑에 직원들을 쪼는 것이 힘들었던 것도 이유였다. 팀장은 아니었지만 밑에 약 10명 정도를 데리고 일했다. 대표이사에게 보고하는 것은 업무량도 많지만 업무의 퀄리티도 매우 높은 수준이 되어야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부하직원을 쪼을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아직 훈련도 되지 않았고 너무 주니어 이었기에 트레이닝을 혹독히 할 수 밖에 없었다. 직원들은 힘들어 했다. 또 문제는 ‘힘들지만 많이 배울 수 있다.’라는 생각을 모두 다 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마다 개인들마다 가치관이 다른 점을 이해 했어야 했다. 그리고 나의 가치관을 강요할 수도 없었다. 작은 조직을 이끌면서 이렇게 스트레스 받으며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만 하는 것이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 그럼 회사를 다니면서 ‘나가서 이런 일을 하겠다’ 라는 준비는 전혀 없었나? 아내는 동의 했나?

그렇다. 회사를 다니면서 나가서 할 일을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 아내도 전적으로 나를 믿고 신뢰했기에 큰 얘기는 없었다. 8년간 연애 후 결혼 했는데 오랜 시간 내 옆에서 내가 마음먹고 노력해서 성공한 것들을 많이 봐 왔다. 그래서 내가 무언가를 하겠다고 하면 오케이 해주고 믿어 주었다. 남편으로서는 참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1년쯤된 지금은 ‘언제 통장에 돈 들어와?’라는 질문을 농담 삼아 가끔 한다. ^^

 

▶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네 가지 일을 함께 하고 있다.

첫째는 크라우드소싱 개념의 ‘네이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변리사, 네이미스트, 마케터 등과 연계해서 소상공인을 돕는 네이밍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창업과 마케팅의 출발점이 되는 네이밍을 통해 향후 긴 안목으로 협동조합이나 재단 형태로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둘째는 음식점 컨설팅을 하고 있다. 화곡동에 있는 음식점인데 아는 사장님이 운영에 애로를 말씀하셔서 음식점의 모든 것을 리뉴얼 하는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컨셉, 브랜드, 메시지, 마케팅, 프로모션까지 홀로 맡아 기획 실행까지 틈틈이 진행하고 있다.

셋째는 강의 기획을 하고 있다. IT 융합교육기관인 메타 아카데미 교육실장으로, 강사의 브랜드를 만들고 강의를 기획, 홍보하는 일을 한다.

세가지 일은 1인 기업가들의 브랜드를 만들고 마케팅을 해 주는 일이다. 바로 그 일이 내가 평생 동안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는 동영상벤처 스타트업을 계획 중이다. 아직까지는 시장조사 단계라 컨셉은 정해 지지 않았다. 하지만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이다.

 

▶ 회사 그만둔 후 벌이는 어떤가?

아직은 거의 없다. 하지만 당장 만들려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벌이라는 목적에 집중하면 긴 인생에 장기적인 플랜이 나오지 않아서 지금은 장기적 안목으로 큰 그림을 그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돈이 목적이 되면 절대로 탄탄한 기획과 계획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 어떤 사건이나 계기로 회사를 그만둔 건 아닌 것 같다. 그럼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를 하고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어떤 일을 하던지 회사에서의 경험이 다 연결될 것 이라고 믿었다.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Connecting the dots’ 라는 말을 믿는다. 내가 10년동안 회사에서 일한 기획, 전략, 분석, 마케팅 등의 모든 활동이 회사 밖에서 나를 만들어 줄 것 이라 믿는다. 또 일 외적으로도 여러 가지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서 컨텐츠를 계속 쌓아갔다. 휴넷, 아침편지, 변화경영연구소, IT 관련 메일, Tech 메일 등을 매일 일정 시간 이상 정독하면서 머리 속에 점들을 만들어 갔고 연결만 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지천에 널린 것이 점들인데 그리고 연결해서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면 되는데 라는 믿음이 있었다.

 

▶ 그런 생각은 좀 특이한 케이스 인 것 같다. 대책을 세우지 않고 그만두면 불안해 하는 것이 일반이다.

불안한 것이 없다면 그건 100% 거짓말이다. 나도 때론 불안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이 크지는 않았고 ‘할 수 있다.’ ‘굶어 죽지는 않는다’ 라는 생각이 있었다. 아내도 긍정적인 사람이고 나를 잘 알기에 나를 믿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잠시 쉬고 나서 강의를 정말 많이 들었다. 하루에 4~5개를 들은 적도 있고, 일주일에 최소 5개는 들었다. 그러면서 느끼는 바가 정말 많았다. 회사와 관련된 생각도 정리되기 시작했고, 나보다 나이가 많고 혹은 적은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삶의 흔적을 강의를 통해 엿보면서 나의 모습을 다시 돌아 볼 수 있었다.

 

▶ 회사를 그만두고 1년이 다 됐는데 후회되지는 않는가?

후회가 된 적도 문득 문득 있었다. 그만두고 초반에는 ‘잡코리아, 사람인’ 이런 곳에 기웃거리기도 했다. 다시 회사를 가려는 마음보다는 ‘다른 좋은 회사는 없나?’ 이런 맘이었던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의 현실적인 얘기를 듣고 연봉 때문이었던 것 같다. 주변에 있는 지인들이 거의 대기업을 다니는 사람인데 친구 중에 억대 연봉을 받는 친구도 있다. 그들에게서 ‘회사 다니면서 MBA하고 이직하면 연봉 몇 천은 더 올릴 수 있어’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런 얘기를 들으니 조금은 흔들릴 때가 있었다.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서 회사 다니는 친구들 보다는 나와 상반되는 새로운 부류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중이다. 손성곤씨를 만난 것도 그런 이유다.

 

▶ 회사를 그만두고 힘든 것은 없었나? 외롭거나 그런 느낌?

혼자 있어서 외로웠던 점은 전혀 없었다. 군대 전역 후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동안 너무 처절하게 고립되고 외로운 공부의 과정을 거쳐서인지 고독, 외로움 이런 건 없었다. 대학입시 준비 동안 25년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갔다.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동네에서 집 앞에 있는 대학 도서관에 혼자 다니면서 준비를 했다. 새벽에 나가 별보면서 돌아오는 길에 혼자 대화하면서 고독을 이겨냈다. 내 점수가 처음에는 수능 400 만점에 200점 이었다. 그 점수로는 서울에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없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반드시 좋은 대학에 가겠다는 다짐으로 그 과정을 이겨냈던 것 같다.

 

▶ 지금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우선 첫 번째 말한 네이밍을 통한 마케팅 일이 가장 보람 있는 일 같다. 소상공인을 돕는 일이기 때문에도 그렇다. 최대한 길게 오래 하고 싶다. 음식점 컨설팅은 자연스럽게 하게 될 것 같다. 나중에 지금 대기업 다니는 후배 들도 회사를 그만두고 나오면 도움을 요청하고 또 내가 도울 일이 많아질 것 같다.

 

▶ 새롭게 여러 일을 하면서 인맥은 어떻게 만들었나?

대부분은 회사를 나와서 만난 인맥이다. 혼자 사업을 하는 1인 기업인데 내가 실제로 해보지 않고 기존의 인맥을 통해서 도움을 받고 ‘이렇게 하세요’ 라고 말하면 안될 것 같았다. 내가 해보지 않은 것을 가지고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말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을 전해줄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그래서 최대한 새로운 사람들에게 들이대면서 하나라도 더 배우게 되고 자연스럽게 인맥이 만들어 지는 것 같다. 지금 인터뷰하는 것도 그런 들이댐에서 나온 것 아닌가? ^^

 

▶ 5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있고 싶은가?

쉽게 롤 모델로 말하면 ‘관점을 디자인 하라’의 저자인 ‘박용후’씨 같은 잡 타이틀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그분이 13군데의 일을 도와주면서 다양한 일을 하면서 자신을 브랜딩하는 1인 기업가이자 프리 에이전트의 모습을 따라가고 싶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모두 그런 일과 닿아있다. 음식점 컨설팅 하는 것을 올해 안에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그 성공의 경험으로 내년에 음식점을 하나 내고 싶다. 2년 뒤에는 또 그걸 프랜차이즈화 한 후 해외시장까지 나가고 싶다.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음식점 컨설팅은 큰 목표를 위한 아주 작은 시작일 뿐이다. 외식업을 통해서도 네이밍을 할 수도 있고 음식점 마케팅도 해 줄 수 있다. 지금 하고 있는 4가지 일 모두 결국 다 연결 시킬 것이다. 5년뒤 10년 뒤의 명확한 모습을 그리고 나면 그 일을 위해서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얼까?’ 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잘 안될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유치한 질문 하나 하자. 다시 태어나면 다시 취업을 하겠는가?

음… 취업을 할 것 같다. 오랜 시간 동안 일하지는 않겠지만. 왜냐하면 내가 회사 일을 하면서 배운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나쁜 점도 있지만 쉽게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그리고 첫 회사에서 정말 소중한 인연을 만난 것도 이유라면 이유다. 단지 술 먹고 노는 관계가 아니었다.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동기들에게서 많은 자극을 받고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다.

 

▶ 지금처럼 취업하기 힘든 시기에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나?

취업이 안 되는 사람의 공통점 중 하나가 자신의 자리를 못 찾기 때문이 아닐 까 싶다. 눈높이에문제가 있는 경우를 많이 봤다. 도전하고 목표를 높게 잡는 것은 좋은데 취업이라는 현실은 시간적인 제약이 있다. 대기업을 가려는 실력이 안 되는데도 무조건 대기업만 목표로 하는 것 때문에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중소기업을 가거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과정을 만들어 간 후 목표에 도전 하는 것이 어떨까 제안하고 싶다. 사회에서 좋다고 하고 주위에서 그저 선호하는 소위 ‘대기업’ 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조급한 시간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도 못하고 좌절하게 되는 것 같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의 접점을 찾아서 하라는 것은 취준생 들에게는 뜬 구름 잡는 얘기일 수 있다. 조금 날카롭지만 현실적인 얘기를 해주고 싶다.

 

또한 숫자를 명확히 파악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내가 나온 학교, 과에서 갈수 있는 대기업 리스트를 뽑아보자. 그리고 자신이 속해있는 학교에서 그 기업들에 입사한 확률은 몇 %인지도 알 수 있다. 거기에 자신의 성적과 상황을 숫자로 바꿔 대입해 볼 때 이게 가능한 것인지 아닌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가능성이 있다면 어떻게 그 것을 돌파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가면 된다. 숫자로 현실을 검토하고 가능하다면 How 라는 전략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본다. ‘책을 몇 권 읽어야겠다’거나 ‘관련 강의를 몇 개 찾아서 듣겠다’와 같은 명확한 숫자가 나올 수 있는 목표와 전략이 중요하다.

자신을 좀더 정량적으로 계량화, 수치화 해서 전략을 찾아야 하고, 취업하기 위한 자신만의 내제화 된 시스템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원처럼 넓혀야 나중에 굴러갈 수 있는데, 무조건 앞으로만 나가려고 하니 될 일도 안 되는 것 같다.

 

▶ 만약 후배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상담을 한다면 어떤 얘기를 해 주겠는가?

케이스가 워낙 많아서 한마디로 하기는 좀 어렵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그만두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다. 그것이 대책 없이 무엇인가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면 말이다. 나와서 무엇을 할지 준비를 하고 나오면 좋고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의 방향설정이라도 해야 한다. 무엇을 잘하는 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명확히 생각 했으면 좋겠다. 이것들을 깨닫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사실은 정말 어렵다. 나는 결혼도 했고, 아이들도 부모님이 돌봐주실 수 있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크게 초조함 없이 그만 두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대출금, 결혼, 육아 등 현실적인 문제가 분명히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더더욱 명확한 목표와 그 준비에 대한 현실적인 준비를 하기를 원한다. 현실 문제에 대한 명확한 우선순위를 가지고 생각을 하고 실행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도 경험했지만 회사를 나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Nothing이다. 간판이 없어지면 아무도 나를 찾아주지 않는다. 회사간판 없이 스스로 설 수 없는 상태에서 밖으로 나오면 아사할 수 있다. 자신이 스스로 설 수 있는 체질개선이 되어 있지 않고서는 현실로 나오면 엄청나게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 손성곤의 사업계획 발표회에 참석한 이유는?

아버지가 자영업을 하다가 97년 IMF때 상황이 안 좋아졌다.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그런 자영업자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회사를 다니다가 자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사회를 잘 모르는 점을 이용해서 등골을 뽑아먹는 그런 사람들을 봐 왔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당신이 하는 일을 돕고 싶은 맘이 있다.

 

실제로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 중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프랜차이즈가 맞을 수도 있다. 혼자 모든것을 다 알아서 하는 것이 그분들에게는 너무나도 버겁고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혼자 해보려고 여기 저기 노력하고 실패하고 사기도 당하고 하다가 그래도 믿을 수 있고 편한 프랜차이즈로 가는 거다. 그래서 그런 사람을 돕고 싶었다. 온오프 믹스에 써 놓은 글을 보고 어떻게 할지 너무 궁금했다. 강의를 듣는 중에는 계속 웃음이 나왔다. 내가 생각한 것과 너무 똑같았기 때문이다. 거기 써 놓은 글 보면서 “내가 소심한 사람인데 용기를 쥐어 짜서 이렇게 내 아이디어를 내 놓습니다.” 라는 글을 보고 그것 때문에 가장 끌렸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만났고 인터뷰도 하고 ^^

▶▶ 세상이 이리 좁았던가? 우연한 끌림으로 사업계획 발표회에 참석한 인연으로 인터뷰를 한 윤영안씨는 어릴 적 알던 후배의 동생이었다. 회사에서 자신을 스스로 '워커홀릭'이라고 부를 만큼 일을 통해 배우기를 좋아했다고 했다. 그 때 밤새며 깨지고 배웠던 것들이 점으로 찍혀 있고 사회에 나와서 그 점들을 잇고 싶다고 했다. 그의 자신감은 지금까지 만난 ‘회사를 떠난 사람들’과는 사뭇 달랐다. 모두가 회사를 다니면서 어느 정도의 준비를 하고 회사를 떠나건만, 그에게는 ‘일을 통한 단련 자체’가 어찌보면 퇴사를 위한 준비 였던 것이다. 그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용기가 부럽다. 프리랜서 마케터로 자신을 브랜딩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마케팅 능력을 떨쳐 보일 날을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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